
이재명 대통령이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참석차 오는 22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뉴욕을 찾는다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9일 발표했다. 이번 순방에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 토의를 주재하게 된다.
이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에서 190여 개국 정상 가운데 7번째로 기조연설에 나선다. 위 실장은 "기조연설에서 민주 대한민국의 복귀를 천명하고 한반도 평화 정책 등 우리 정부의 외교 구상을 피력할 것"이라며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국의 기여 계획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유엔 활동은 24일 안보리 공개 토의 주재로 절정에 달한다. 한국이 9월 안보리 의장국을 맡고 있어 가능해진 이번 회의는 'AI와 국제평화 안보'를 주제로 열린다. 이 대통령은 '모든 이를 위한 AI'라는 기조 하에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경제 외교도 활발히 전개된다. 도착 첫날인 22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과 에너지 전환 분야 협력을 논의한다. 25일에는 뉴욕 월가에서 '대한민국 투자 서밋'을 개최해 글로벌 핵심 투자자들에게 한국 경제정책을 소개하고 투자 유치에 나선다.
양자 정상외교도 다각도로 펼쳐진다.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우즈베키스탄, 체코, 폴란드 등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위 실장은 "방산과 인프라 등 실질적 협력을 논의해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별도 회담은 계획되지 않았다. 위 실장은 "최근에 회담을 가진 바 있고,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에는 일정과 여건이 복잡해 따로 계획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회담도 이번 순방에서는 이뤄지지 않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서는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 가능성이 열려 있으며, 방한한다면 양자 회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을 통해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성장한 한국이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하고 복귀한 모습을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한다"며 "유엔 창설 80주년이자 해방 80주년인 올해, 글로벌 책임국가로서 평화와 개발, 인권 의제에 기여하는 한국의 위상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