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나는 소비쿠폰 받지 않았다... 중병환자에 진통제 처방과 같아"

2025.09.15
이준석 "나는 소비쿠폰 받지 않았다... 중병환자에 진통제 처방과 같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받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현 정부의 현금성 지원 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 대표는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에 정부가 배포한 소비쿠폰을 수령하지 않았다"며 "쿠폰을 신청하신 분들을 잘못됐다고 여기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정치인으로서 물가 상승만 초래하고 궁극적으로 서민층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포퓰리즘 정책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쿠폰 사업에 투입된 13조원 규모의 재정을 두고 "전국 대학들의 연간 등록금 총액과 동일한 수준"이라며 "인천국제공항이나 가덕도 신공항을 신설하고도 여유가 있을 자금이며, 지하철 노선 3-4개를 추가로 건설할 수 있는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기회비용을 포기하고 얻는 것이 일시적인 소비 증가와 물가 인상뿐이라면 이는 국정 실패"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의료진의 처방에 빗대어 "중증 질환자에게 진통제만 계속 처방하는 의사가 있다면 치료를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며 "이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연금제도 개혁, 의료보험 개편, 미래 투자 대신 빚을 내서 쿠폰을 배포한다면 이는 국가 미래를 포기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부모의 심정에 비유하며 "부모라면 누구든 자녀에게 충분한 용돈을 주고 싶어하지만, 더 큰 미래를 위해 그런 충동을 억제하고 교육비에 투자하려 한다"며 "가정의 가계부와 국가의 재정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고속성장 시대를 마감한 대한민국의 적자 재정은 결국 차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공동 부채일 뿐"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는 "해외에서는 500조원 투자를 공언하면서도 국내에서는 13조원을 소액처럼 사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재정의 건전성이 훼손되면 대한민국은 절벽 끝에 몰리게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 보호를 위해서는 당장의 감미로운 쿠폰이 아니라 아프더라도 반드시 실행해야 할 개혁과 투자에 착수해야 한다. 나는 그런 방향을 택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정안전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6시 1차 소비쿠폰 신청 마감 시점에서 총 5007만8938명이 신청했으며, 이는 전체 대상자 5060만7067명의 98.96%에 달한다. 신청자들에게는 총 9조693억원이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신청 유형별로는 신용·체크카드가 3464만건(69.2%), 지역사랑상품권 930만건(18.6%), 선불카드 615만건(12.3%)이었다.

오는 22일부터는 소득 상위 10%를 배제한 국민 90%를 대상으로 1인당 10만원의 2차 소비쿠폰이 지급된다. 1·2차 모든 소비쿠폰의 사용 마감일은 11월 30일이며, 기한 내 미사용 잔액은 소멸 처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