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총회 참석을 위한 미국 뉴욕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첫 양자정상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은 지난 6월 캐나다 G7 정상회의에 이어 약 3개월 만의 재회로,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양국이 지리적 위치와 국민성 등 다양한 면에서 공통분모를 보유하고 있다"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기반으로 인공지능과 방산 분야에서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멜로니 총리는 "양국이 무역과 투자를 포함해 여러 영역에서 균형잡힌 협력을 발전시켜왔다"며 "이번 달 초 서울에서 개최된 한-이탈리아 비즈니스포럼에서 확인했듯이 경제협력 확장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장면은 멜로니 총리가 자신의 9세 딸이 세계에서 가장 열렬한 K팝 팬이라고 소개하며, 음악뿐만 아니라 전통 복식 등 한국 문화 전반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총리께서 방한하실 때 따님을 위해 매우 특별한 한류 행사를 준비해드리겠다"고 화답해 회담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멜로니 총리는 "한국의 경제적, 문화적 잠재력이 상당히 뛰어나다"고 언급하며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한국 방문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동시에 이 대통령에게도 적절한 시기에 이탈리아를 방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실질적 협력 확대를 위해 분야별 충분한 협의를 통해 정상 간 상호교류가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답했다.
양국 정상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 다양한 국제현안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공유하며 국제무대에서 긍정적 역할을 수행해온 점을 주목하고, 향후에도 이러한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합의했다. 또한 국제환경 변화에 부응해 양국관계를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키는 데 공감하며, 상호 정상 방문을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같은 날 예정되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개최되지 못했다. 대통령실은 "프랑스 측에서 국내 상황으로 인해 긴급하게 처리해야 할 불가피한 사안이 발생했다며 회담 연기를 요청했으나, 양국 정상의 일정상 최종적으로 취소되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