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세종대왕 관련 발언을 강하게 질타했다. 추 위원장은 24일 개인 SNS를 통해 "시기와 상황을 분별하지 못한 사법부 수장의 부끄러운 발언"이라며 조 대법원장을 맹비난했다.
조 대법원장은 앞서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2025 세종 국제 콘퍼런스' 개막식 연설에서 "세종대왕은 법률을 왕권 확장의 도구로 활용하지 않고, 오히려 민중의 생활 개선과 권익 보호를 위한 기준으로 삼으셨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추 위원장은 "헌법질서에 종속되어야 할 대통령 지위에서 영속적 독재를 꾀한 내란의 주역 윤석열이 무력으로 의회를 공격하고 비상령을 선포해 헌법적 시민권을 유린할 때도 조 대법원장은 묵묵부답이었다"고 반박했다.
특히 추 위원장은 "윤석열이 헌법재판소에서 최고통치권자로서 특별한 통치권한을 보유하며, 그러한 상황판단과 필요성 인정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한 것은 명백히 반헌법적 논리"라며 "법제도를 권력 강화 목적으로 오용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바로 그 순간 윤석열에게 호통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추 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의 이번 발언에 대해 "자신의 과오를 은폐하려는 어처구니없는 궤변"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내란 좌절 이후 윤석열이 타겟으로 설정한 이재명을 재판을 통해 제거하고자 시도한 소위 '조희대의 9일 전략'의 진상이 규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5월 대선을 앞두고 대법원이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뒤 단 9일 만에 유죄 판단으로 하급심에 재송부한 사안을 언급한 것이다.
추 위원장은 "권력분립 원칙을 저버리고 스스로 정치 영역에 발을 들인 장본인은 바로 조희대 대법원장"이라면서 "국민대표기관인 국회 앞에 나와 해명할 책무를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법사위는 오는 30일 민주당 주도로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긴급 현안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 대법원장의 이번 발언은 여권의 '조희대 퇴진론'과 논란이 된 내란특별재판부 추진 움직임 속에서 사법부 독립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