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크-전한길 윤 구명 논의" 사진 확산, AFP "조작 이미지"

2025.09.18
"커크-전한길 윤 구명 논의" 사진 확산, AFP "조작 이미지"

총격으로 목숨을 잃은 미국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가 생전 유튜버 전한길 씨와 만나 윤석열 전 대통령 석방 운동을 논의했다는 내용과 함께 두 사람이 함께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소셜미디어에서 빠르게 퍼져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 이미지는 조작된 합성물로 판명됐다.

17일 현지시간 AFP통신은 커크 사망 후 한국 SNS에서 널리 공유된 이 사진을 분석한 결과 "조작됐다"고 발표했다. 문제의 이미지에는 커크가 정장 차림의 전 씨 어깨에 손을 올리며 청중에게 소개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는 "보수 영웅 찰리 커크가 피살 수일 전 전한길 대표를 만나 윤 전 대통령 구출 작전을 의논했다"며 "이처럼 밝은 미소로 맞아주었는데 좌파 총탄에 쓰러졌다는 소식에 전 대표가 크게 통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커크의 뜻을 이어받아 윤 전 대통령 구조에 나서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실제 원본 사진은 2021년 12월 미국에서 개최된 '터닝포인트 USA 아메리카페스트' 행사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커크가 무대에서 소개한 인물은 전 씨가 아닌 카일 리튼하우스였다. 리튼하우스는 인종갈등 시위 현장에서 발포해 2명을 사망케 했으나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보수 세력 사이에서 상징적 존재가 된 인물이다.

AFP는 합성에 사용된 전 씨의 얼굴 사진 출처도 추적해 공개했다. 이는 과거 전 씨가 한국사 교육자로 활동하던 시절 공무원 시험 준비 학원 웹사이트에 게재됐던 프로필 이미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합성 사진이 온라인에서 유포되자 일부 이용자들은 "전 씨가 방탄복을 구매했다던 이유를 이해하게 됐다", "한국 보수 인사들도 이제 표적이 될 위험이 높아졌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AFP는 전했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전 씨는 지난 13일 워싱턴DC에서 개최된 우파 단체 주관 '트루스포럼' 행사에서 커크 피살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개인적 롤모델이었는데 이런 희생이 너무도 가슴 아프다"며 애도를 표했다. 또한 "행사 참석을 앞두고 누군가 무기를 지닐까 염려되어 150만원 상당의 방탄복을 구입했다"며 "출국금지나 체포 가능성을 우려해 미국행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전 씨를 둘러싼 합성 사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에도 전 씨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자유훈장을 받는 장면으로 조작된 사진이 인터넷에서 유통됐다. 당시 AFP는 팩트체크 기사를 통해 "실제 수훈자는 공화당 거액 기부자 마리엄 아델슨"이라며 "사진 속 전 씨의 모습은 강사 시절 학원 프로필과 일치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