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문직 비자 수수료 대폭 인상을 계기로 해외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파격적인 제도 개선안을 제시했다. 트럼프 정부가 H-1B 비자 발급 수수료를 연간 10만 달러로 급격히 올린 상황을 우리나라에게는 절호의 기회로 분석한 것이다.
이 대표는 2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 변화로 해외 전문 인력의 미국 이주가 어려워진 현재가 골든타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기존 H-1B 비자 취득자의 73%를 차지했던 인도계 정보기술 전문가들이 갑작스럽게 미국행 길이 막히면서 대안 국가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내 인공지능과 반도체 분야의 심각한 인력 부족 상황도 함께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AI 연구 인력은 2만 명 수준에 그치고 있어 중국 41만 명, 미국 20만 명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31년까지 반도체 엔지니어만 5만 6천 명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명 대학 반도체 전공 등록 포기율이 179%에 달하는 현실을 들어 국내 인재 양성만으로는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현재 정부가 운영하는 K-테크 패스 제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보다 대담한 확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 중심의 지원 방식을 연구소 단위의 종합 패키지로 발전시키고, 10년간 50% 근로소득세 감면 혜택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새롭게 도입해야 할 핵심 정책으로는 AI와 반도체 분야 정부 연구개발 사업에서 외국인 연구자 30% 제한 규정의 완전 폐지를 제시했다. 또한 글로벌 AI 연구소에 대한 특별 법인세 혜택을 신설하여 외국인 연구원을 50% 이상 고용하는 기관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5년 이상 거주하는 연구원 자녀에게는 대학까지 국가장학금을 지원하는 새로운 교육 트랙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외 인력 유치와 함께 국내 인재 유출 방지책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국내 최고급 연구개발 인재에게도 연구 경력에 따른 소득세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도 명문 공대 졸업생은 연봉 1억 원 수준이면 충분히 유치할 수 있지만, 동시에 우리 인재들의 해외 유출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AI 분야 예산이 10조 원 규모로 대폭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GPU 확보보다는 인재 확보에 더 많은 자원이 투입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사업자와의 협력을 통한 민간 주도의 GPU 확보가 더 효율적이라는 견해도 함께 제시했다.
이 대표는 "한 명의 최상위급 이공계 연구 인력이 수백, 수천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며 이러한 인재들에 대한 파격적 지원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설득해나가는 것이 정치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K-테크 패스를 넘어서는 '글로벌 AI 연구소 유치 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하며, 이 방향으로 이재명 정부와 적극적인 협력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