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클라우드가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통한 자동화된 거래와 결제를 실현하는 새로운 기술 표준을 공개했다. 16일 현지시간 발표된 '에이전트 페이먼트 프로토콜(AP2)'은 AI 시스템이 사용자를 대신하여 안전하고 자율적으로 금융 거래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사용자가 설정한 조건과 예산 범위 내에서 AI 에이전트가 독립적으로 구매 결정을 내리고 즉시 결제를 완료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말 가족 여행을 위해 특정 날짜와 예산으로 항공편과 숙박을 예약해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에이전트는 여러 플랫폼과 상호작용하여 최적의 조합을 찾아낸 후 사용자의 추가 승인 없이도 예약과 결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전통적인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 이체뿐만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같은 디지털 자산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구글은 코인베이스가 개발한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 'x402'와의 연동을 통해 이를 구현했다. 스테이블코인은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특성상 AI 에이전트의 자동화된 거래에 최적화된 결제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기존 방식 대비 수수료 절약과 실시간 정산이라는 장점도 제공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 전통 금융기관부터 코인베이스, 이더리움 재단, 메타마스크에 이르기까지 60여 개의 다양한 조직이 참여했다. 이들의 협력을 통해 서로 다른 플랫폼 간의 호환성을 보장하고 모든 거래 내역을 추적 가능한 형태로 기록하는 시스템이 구축됐다.
구글의 이번 발표는 AI 에이전트 생태계 구축을 위한 더 큰 전략의 일환이다. 에이전트 간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A2A 프로토콜'과 외부 서비스와의 연결을 담당하는 앤트로픽의 '모델컨텍스트프로토콜'이 결합되면서 완전한 자율 거래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또한 구글은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구글 클라우드 유니버설 렛저(GCUL)' 개발을 통해 거래 수수료 수익 창출과 사용자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사용자는 '의도 위임장'이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가격 한도, 구매 시점, 세부 조건 등을 미리 설정할 수 있으며, AI 에이전트는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완전 자동화된 거래를 실행한다. 모든 과정은 인증과 권한 위임, 책임 추적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보안과 투명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구글 임원진은 "표준화 기구를 비롯해 개방적이고 협력적인 접근 방식으로 이 프로토콜을 지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결제와 기술 업계 전체가 함께 이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애플, 메타,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스테이블코인 도입 추진과도 맞물려 디지털 자산의 대중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