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의정 갈등 해결을 통한 진료 정상화와 함께 글로벌 의료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지열 병원장은 신속한 진료 복구를 바탕으로 세계 수준의 특화 진료 영역을 확대하고, 미래 의료 인재 양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비뇨기암 전문의로 활동해온 이 병원장은 현재 의료계 상황을 극복한 후 본격적인 혁신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주요 대형병원 범주를 뛰어넘어 전세계 최고 수준의 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공지능 기술, 정밀 의료 시스템, 차세대 양성자 치료 장비 등 혁신 기술 도입을 가속화하면서 서초 반포 지역을 첨단 의료 복합센터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병원은 이미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에 방사성 동위원소 '루테시움' 요법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으며, 국소 전립선암 대상 나노 나이프 전기장 치료를 독점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동네 의원은 경증, 상급종합병원은 중증환자 진료라는 의료 체계 정착을 통해 임상 연구 기반 신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해외 환자 유치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혈액 종양 및 암 치료 영역에서 서울성모병원만의 브랜드를 구축해 전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북미와 유럽 암 환자들이 한국의 신속한 치료 시스템을 경험하기 위해 방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형병원 틀을 넘어 해외 의료진에게 선진 기술을 전수하는 K-메디컬 거점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혈액병원과 암병원, 심뇌혈관병원, 치과병원 외에 안센터의 안병원 승격, 비뇨기암센터의 비뇨기암병원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 제한된 병원 공간을 고려해 미래 지향적 핵심 분야를 선별하고 있으며, 원격진료와 유전체, 정보기술, 디지털 치료제, 인공지능 연구 경험을 토대로 특화 영역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러한 비전 실현의 구체적 성과로 비뇨의학과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초로 단일공 비뇨기 로봇수술 1000건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전체 수술 중 87%가 암환자 대상이었으며, 신장암이 46%로 가장 많았고 전립선암 37%, 요관암 10% 순으로 나타났다.
수술 유형별로는 신장 보존과 동시에 암 부위만 정밀 절제하는 고난도 '로봇 단일공 부분신장절제술'이 43%를 차지했다. 단일공 로봇수술은 하나의 절개부를 통해 고성능 3D 카메라와 정밀 로봇 장비를 투입하는 최신 기법으로, 절개 범위 축소로 인한 통증 감소와 빠른 회복이 특징이다.
의료진은 전립선암 증가 추세에 대비해 레치우스 보존 전립선절제술을 국내 최초로 단일공 로봇수술에 접목했다. 이를 통해 수술 후 요실금과 발기부전 등 합병증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다. 신장암의 경우 혈관 차단 상태에서 신속하고 섬세한 암 절제가 핵심인데, 단일공 로봇 기술로 신장 기능 보존과 투석 위험 감소 효과를 거두고 있다.
홍성후 로봇수술센터장은 개인적으로도 지난해 단일공 비뇨기 로봇수술 500건을 포함해 총 2500건의 로봇수술을 완료했다. 그는 신장종양 제거 시 단일공 로봇수술이 기존 다공 수술 대비 허혈시간 단축과 함께 안전성 및 효과성에서 동등한 결과를 보인다는 학술적 성과도 입증했다.
병원 측은 지난해 내한 외국인 환자가 100만 명을 초과하며 의료관광이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응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8년까지 '꿈의 치료기'로 불리는 차세대 양성자 치료기 도입도 계획하고 있어, 축적된 연구 데이터와 연계한 진료-연구-교육의 선순환 구조 확립을 통해 세계 인정 연구중심병원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