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휴머노이드 시장 '무한 경쟁시대'…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적 움직임 분석

2025.09.15
한국 휴머노이드 시장 무한 경쟁시대…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적 움직임 분석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계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들이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연구진부터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국내 기업들까지, 각자의 전략과 비전을 바탕으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데니스 홍 UCLA 교수가 최근 발표한 아르테미스 오픈소스 공개는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발 빠른 로봇으로 인정받았던 이 휴머노이드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정보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결정은 일견 경제적 손실처럼 보이지만, 홍 교수는 과거 다윈-OP 공개 경험을 근거로 더 큰 학술적 영향력과 협력 기회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로봇 연구계에 도약의 발판을 제공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국내에서는 상용화를 위한 구체적 해법 모색이 활발해지고 있다. 김용재 위로보틱스 공동대표는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에서 로봇 기술이 궁극적으로 인간을 초월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며, 현재 진행 중인 단계별 사업화 계획을 공개했다. 2027년까지 작업용 웨어러블 로봇의 상용화에 집중하고, 이후 2032년까지 범용 휴머노이드의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로드맵이다.

하지만 상용화 과정의 현실적 장애물들도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송기영 홀리데이로보틱스 대표는 학습의 노동집약적 특성, 성능의 한계, 안전성 확보, 높은 가격이라는 네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로봇 학습 데이터 수집의 어려움과 시뮬레이션과 현실 간의 격차 문제는 업계 공통의 고민이다. 촉각 센서 기술의 중요성도 강조되었는데, 작업 정확도 향상을 위해 인간 수준의 민감도를 갖춘 센서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 체계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계열사 모델솔루션이 K-휴머노이드 연합에 신규 참여 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민관 협력 확대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이 회사는 초경량 스마트 액추에이터 개발과 전 주기 제조 인프라를 통해 실증과 제품화를 신속히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인정받았다.

한국의 휴머노이드 산업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김욱 정보통신기획평가원 PM은 아직 본격적인 상용화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한국이 특별히 뒤처진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토대로, 반도체와 부품 등 하드웨어 경쟁력을 AI 소프트웨어와 결합한다면 주요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의 구체적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에이로봇은 바퀴 기반의 세미 휴머노이드 '앨리스 M1'을 곧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제조 현장의 실제 요구사항을 반영한 실용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휴머노이드 분야에서는 중국과 미국이 선도하는 양상이지만, 한국은 강력한 제조업 기반과 반도체,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AI가속기 개발과 범용 피지컬 AI모델, 시뮬레이터 기술 등 핵심 영역에서의 돌파구 마련이 향후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