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이라크 4조원 대규모 해수처리 플랜트 공사 확정

2025.09.15
현대건설, 이라크 4조원 대규모 해수처리 플랜트 공사 확정

현대건설이 이라크에서 한화 약 4조원 규모의 대규모 해수처리시설 건설 프로젝트를 낙찰받으며 중동 지역에서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했다. 회사 측은 지난 14일 현지시간 바그다드 총리실에서 약 30억 달러 상당의 해수공급시설(WIP) 건설사업 계약서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대형 건설사업은 이라크의 에너지 통합 개발 계획의 핵심 요소로 추진되는 것으로, 가스와 석유, 태양광, 해수처리 등 다양한 에너지 인프라를 아우르는 종합 프로젝트의 일부분이다. 건설 예정지는 이라크 수도에서 남동 방향으로 500여 킬로미터 떨어진 코르 알 주바이르 항만 일대로, 일일 500만 배럴의 용수를 생산할 수 있는 대용량 처리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시설에서 처리될 용수는 이라크 남부 바스라 지역에 위치한 웨스트 쿠르나와 루마일라 등 주요 석유 생산지의 원유 채굴량 증대에 투입된다. 석유 매장량이 전 세계 5위에 달하는 이라크는 국가 재정의 90% 이상을 석유 판매에 의존하고 있어, 현재 일일 420만 배럴인 생산량을 2030년까지 800만 배럴로 배가시키는 것을 국가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 대형 프로젝트에는 프랑스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토탈에너지스를 비롯해 이라크 석유부 소속 바스라 석유공사, 카타르의 국영 에너지 회사인 카타르 에너지가 공동 자본 참여 형태로 참여한다. 전체 건설 일정은 착공시점부터 49개월로 계획되어 있다.

계약식에는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와 하얀 압둘 가니 석유부 장관, 사드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 패트릭 푸얀 토탈에너지스 최고경영자, 류성안 현대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 등 양국 및 관련 기업의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현대건설은 1978년 바스라 하수처리 1차 공사를 시작으로 이라크 시장에 진출한 이후 알무사이브 발전소, 철도 인프라, 바그다드 의료도시, 카르발라 석유정제시설 등 총 40여 건의 국가 핵심 시설 건설에 참여해 약 90억 달러 규모의 실적을 쌓아왔다. 이번 해수처리 프로젝트는 작년 완공한 카르발라 정제공장 건설사업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수주 성과다.

회사 관계자는 "지속된 분쟁 상황과 팬데믹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라크에서 장기간에 걸쳐 중요한 국가사업을 성실히 이행해온 현대건설에 대한 두터운 신뢰가 이번 계약 성사의 결정적 요인이었다"며 "앞으로도 정제시설과 전력 인프라, 주거시설 등 다양한 영역에서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들의 수주 경쟁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건설은 최근 미국의 건설공학 전문 매체인 ENR이 공개한 2025년 해외 매출 기준 글로벌 건설업체 순위에서 약 98억 5천만 달러의 해외 매출 실적으로 세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2단계 상승한 것으로 현대자동차그룹 편입 이후 최고 기록이자 국내 건설업계 최상위 성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