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경찰청은 거제시 한 골프장에서 함께 살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50대 남성을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고 15일 발표했다. 피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이별 후 만남을 거부하고 연락을 차단한 것에 대해 분노와 배신감을 느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50대 남성 가해자는 지난 5일 오전 10시 35분경 거제시 소재 골프장에서 동거 관계였던 50대 여성을 미리 준비한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여성은 해당 골프장에서 경기보조원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며,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같은 날 오전 11시 22분경 사망했다.
가해자는 범행 당일 골프장 관리인으로 위장해 새벽 7시 40분경부터 골프장 내부에 잠입한 후 약 3시간 동안 범행 기회를 엿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골프장 인근 아파트 거주민들이 이용하는 산책로를 통해 내부로 침입했으며, 현장 작업원 복장을 하고 있어 특별한 의심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수년간 사실혼 관계를 지속해오다 지난 7월 폭력 사건을 계기로 결별한 상태였다. 당시 가해자의 폭행으로 신고를 받은 경찰은 피해 여성에게 긴급상황 알림 기능이 있는 스마트워치를 제공하고 거주지 인근 순찰을 증강하는 등 보호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사건 당일 피해자는 업무 특성상 이 장치를 개인 보관함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 이후 골프장 직원들과 대치 상황에서 가해자는 스스로 복부를 찔러 자해했다. 그는 119 응급구조대에 의해 부산대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되어 수술과 치료를 받았으며, 지난 12일 퇴원과 동시에 경찰의 체포영장이 집행됐다.
경찰 조사에서 가해자는 "경제적 갈등이 있었고, 피해자가 만남을 거절하고 연락을 차단하는 것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이 커져 이같은 범행을 계획하게 됐다"고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경찰청은 가해자의 진술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과 추가 수사를 진행한 뒤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