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리오패혈증 발생 지속 증가…치사율 42% 달해 '주의 필요'

2025.09.16
비브리오패혈증 발생 지속 증가…치사율 42% 달해 주의 필요

질병관리청이 비브리오패혈증 확진자 발생이 지속 늘어나고 있다며 16일 특별 주의를 요청했다. 해수 수온이 높아진 8월 들어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난 상황이다.

올해 확진자 신고 건수를 보면 5월 1명에 불과했던 것이 6월 2명, 7월 2명을 거쳐 8월에는 14명까지 급상승했다. 이는 바닷물 온도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해수 온도가 높아지는 8월부터 10월 사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을 보인다.

감염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비브리오패혈증균에 오염된 조개류나 생선을 날것 상태로 섭취하거나, 상처가 있는 피부 부위가 오염된 해수와 직접 닿았을 때 발생한다. 다행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파는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 시 나타나는 증상은 심각하다. 갑작스런 고열과 오한, 혈압 하락, 복부 통증, 구토, 설사 등이 동반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증상 발생 후 24시간 안에 하지 부위에 발진과 붓기, 출혈성 물집 등 피부 변화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러한 피부 변화는 대개 다리에서 시작되어 점차 범위가 넓어지며, 심각한 경우 조직 괴사까지 진행될 수 있다.

올해 누적 확진자는 총 19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이 중 8명이 생명을 잃었다. 작년 동일 기간 21명보다는 9.5% 줄어든 수치지만, 치사율은 42.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사망한 환자들은 예외 없이 간 질환, 악성종양,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을 앓고 있던 고위험군이었다.

만성 간 질환자, 당뇨병 환자, 알코올 의존증 환자,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들은 비브리오패혈증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고위험군은 피부에 상처가 있을 경우 바닷물과의 접촉을 철저히 피하고, 해산물은 반드시 완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몇 가지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조개류와 생선류는 85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충분히 가열해야 하며, 껍질이 벌어진 후에도 최소 5분 이상 더 끓여야 한다. 찜으로 조리할 경우에는 9분 이상 익혀야 안전하다. 해산물 보관 시에는 5도 이하의 저온에서 보관하고, 조리에 사용한 도마와 칼 등은 사용 후 반드시 소독해야 한다.

임승관 청장은 "조개류, 게, 새우 등을 날것으로 섭취하는 것을 삼가는 것이 핵심"이라며 "특히 간 질환이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은 예방수칙을 더욱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