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갯벌 구조활동 중 순직한 이재석(34) 경사가 실종된 이후 핵심 구조장비가 현장에 투입되기까지 38분이 소요되며 수색작업에 심각한 차질을 빚었던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해양경찰청 상황보고서와 통신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3시 27분 드론 순찰업체가 "이 경사의 위치를 놓쳤다"고 알린 긴급상황 발생 후에도 실질적인 수색장비 배치가 지연됐다.
당시 현장에 투입된 해경 직원은 급속히 차오르는 밀물 상황을 파악하고 "동력 서프보드라도 있어야 할 것 같다. 무동력으로는 안 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장비 지원을 담당한 직원은 오전 3시 32분 "순찰차 예비키를 찾을 수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후 통신기록에는 "서프보드 공기를 뺀 후 차량 후미에 적재해야 한다"거나 "개인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등의 교신내용이 담겨 있어 장비 준비과정에서 상당한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동력 서프보드를 활용한 본격적인 수색활동은 오전 4시 5분에 시작됐다. 드론업체가 이 경사의 행방을 놓쳤다고 보고한 시점으로부터 38분이 경과한 후였다.
수색과정에서는 추가적인 문제점들도 속출했다. 구조헬기는 좌표 오류로 인해 엉뚱한 지역으로 이동해 10분 이상 시간을 낭비했으며, 당시 무전에는 "항공기 위치가 틀렸다"는 내용이 기록됐다. 또한 야간장비가 미탑재된 드론이 동원되고, 연구정은 엔진 과열로 시동이 걸리지 않는 등 장비 운용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동력구조정 역시 30분 운용 후 "배터리 잔량 부족으로 교체 필요"라며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한 직원은 무전을 통해 "동력 서프보드가 있어야 할 상황인데 무동력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해경은 이 경사와의 연락이 두절된 지 약 40분이 지난 후에야 대통령실에 '연락두절 신고 접수'라는 첫 보고를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인력 지원을 담당하는 '상황지원팀'도 무선연락 차단 후 50분이 경과해서야 구성됐다.
이와 관련해 해경은 이광진 인천해양서장을 비롯해 영흥파출소장, 팀장 등 관련 간부 3명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정희용 의원은 "초동대처 부실과 지연대응의 근본원인을 계급에 관계없이 철저하게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