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2년간 국내 수입 승용차 시장이 세단 중심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레저용 차량으로, 가솔린·디젤 같은 내연기관에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친환경 동력원으로 완전히 변모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17일 국토교통부 등록기준 통계가 처음 시작된 2003년과 현재 2025년을 대비 분석한 수입차 시장의 성장과 변화 연구 결과를 공표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번 분석을 다양성, 대중화, 친환경, 차별성이라는 4개 핵심 키워드로 정리했다. 먼저 다양성 측면에서는 국내 판매 수입 승용차 브랜드가 16개에서 26개로 1.6배 늘어났고, 판매 모델수는 170여종에서 520여종 이상으로 약 3배 급증했다. 이는 국산 승용차 모델수 120여종을 고려할 때 소비자 선택권을 대폭 넓혔다는 평가다.
차종별로는 2003년 세단이 전체 신규 등록 수입 승용차의 83.0%를 점유했던 것과 달리, 올해 8월 기준 42.8%로 급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RV는 17.0%에서 57.2%로 급상승하며 과반을 넘어섰다.
친환경 전환은 배기량과 연료 형태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2000cc 미만 소형차 비중이 18.7%에서 42.5%로 대폭 확대된 반면, 3000cc 이상 대형차는 38.5%에서 4.2%로 크게 위축됐다. 연료별로는 가솔린차가 97.8%를 차지했던 2003년과 달리, 현재는 하이브리드(57.5%)와 전기차(27.8%)가 합쳐 85.3%를 기록하며 시장 판도가 뒤바뀌었다.
현재 판매중인 친환경차 라인업은 22개 브랜드 320여개 모델에 이른다. 하이브리드(MHEV, F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이 포함된다.
대중화 현상은 지역별 등록 현황에서 확인된다. 서울 지역 등록 비중이 54.5%에서 14.5%로 급감한 반면, 인천을 필두로 지방 등록 비중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구매 형태도 2003년 법인 등록 56.3%, 개인 등록 43.7%에서 현재 개인 등록 63.9%, 법인 등록 36.1%로 역전됐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컨버터블, 밴, 픽업트럭 등 국산 브랜드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특색있는 차종들을 지속 도입하며 차별화를 이끌었다. 실제로 이들 차종의 월평균 신규 등록 대수는 2003년 대비 각각 7배, 12배, 5배씩 늘어났다.
이 같은 변화로 수입 승용차 점유율은 1.9%에서 작년 기준 18.3%로 급등했으며, 국내 총 등록대수 비중도 13.3%에 달한다. 연간 신규 등록 대수는 1만9481대에서 작년 26만3288대로 13배 이상 증가했고, 올해도 8월까지 19만251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3%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정윤영 협회 부회장은 "수입자동차가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편의성 제공은 물론 국내 시장의 기술 및 친환경 흐름을 주도해왔다"며 "향후에도 소비자 중심의 시장 발전과 안전 기술, 자동차 문화 진보에 긍정적 촉매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