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암 2위 전립선암, PSA 검사 국가검진 포함 필요성 제기

2025.09.16
남성암 2위 전립선암, PSA 검사 국가검진 포함 필요성 제기

국내 남성에게 발생하는 전립선암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조기 발견을 위한 PSA(전립선특이항원) 혈액검사를 국가암검진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 따르면, 중앙암등록본부 2024년 발표 자료를 기준으로 2022년 전립선암 신환자는 2만754명을 기록하며 전체 암 발생의 7.4%를 차지했다. 남성암 발생 순위에서 2021년 4위에서 2022년 2위로 급상승한 상태다.

특히 65세 이상 전립선암 조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416.1명에 달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질병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립암센터는 올해 전립선암이 남성암 발생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

전립선암의 생존율은 발견 시기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전체 5년 상대생존율은 96%에 이르지만, 국소 단계에서 발견될 경우 100%에 가까운 생존율을 보이는 반면, 원격 전이 단계에서는 49.6%로 절반 이하로 급락한다.

양산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 박성우 교수는 "전립선암은 초기 발견 시 완치 가능성이 높지만, 전이 후에는 치료 결과가 현저히 악화된다"며 "초기 진단이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립선암이 초기에 특별한 증상을 나타내지 않아 환자가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혈액을 통해 전립선 조직에서만 생성되는 단백질을 측정하는 PSA 검사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전립선에 암이 발생하면 정상조직이 손상되면서 PSA가 혈액으로 유출되고, 암세포가 늘어날수록 혈중 PSA 수치도 상승한다.

현재 40세 이상 남성은 급여 항목으로 PSA 검사를 1회당 2만원 미만의 비용으로 받을 수 있다. 48시간 이내 사정을 피하고 전립선을 압박하는 자세만 주의하면 간단한 채혈로 검사가 가능하다. 그러나 국민 인지도가 낮고 국가암검진에 미포함되어 있어, 증상이 나타나는 고위험군 단계에서 처음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10년간(2010~2020년) 국내 전립선암 환자 약 7만1천 명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었으며, 이는 선진국 대비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국내 전립선암 환자의 평균 진단 나이는 71세로, 60대 이상이 90% 이상을 차지하며, 75세 이상 환자도 전체의 3분의 1에 달해 진단 시점에서 이미 고령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대비뇨기병원 비뇨의학과 고영휘 교수는 "전립선암은 초기 진단 여부에 따라 치료 결과와 생존율에서 뚜렷한 격차를 보인다"며 "PSA 검사는 간편하면서도 정확성이 높은 혈액검사로, 환자 생존율 향상과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우 교수는 성별 간 검진 격차도 지적했다. "여성의 경우 유방암·자궁경부암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 기회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지만, 남성에게는 그런 지원이 부족하다"며 "전립선암은 국가 관리 체계의 사각지대에 위치한 대표 사례"라고 강조했다.

전립선암 치료는 기존의 수술이나 호르몬요법 중심에서 벗어나 환자의 유전적 특성과 병기, 위험도를 종합 고려한 정밀의학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전자 표적치료제, 방사성 리간드 치료, 면역항암제 등 혁신적 치료법이 도입되고 있으며, 특히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수행하는 테라노스틱스가 '유도 미사일 치료'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학회는 PSA 검사를 국가 차원의 검진 프로그램에 포함하여 모든 남성이 정기적으로 검사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 정병창 회장은 "PSA 검사의 국가암검진 포함은 전립선암 조기 진단율을 높여 고위험군 치료비를 대폭 절감할 것"이라며 "단순한 조기 진단을 넘어 환자 위험군 분류를 통한 과잉치료 방지와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의 출발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