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이 새로운 '핫플'로...MZ세대 중심 '텍스트 힙' 현상 확산

2025.09.15
북클럽이 새로운 핫플로...MZ세대 중심 텍스트 힙 현상 확산

MZ세대가 독서를 하나의 트렌디한 문화로 받아들이면서 전국적으로 북클럽 붐이 일고 있다. 기존 도서관이나 문화센터 주도의 독서모임과는 달리,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자발적인 독서 커뮤니티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의 독서 플랫폼 '사락'을 통해 만들어진 북클럽이 서비스 시작 1년여 만에 2000개를 넘어섰다는 것이 이러한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8월 기준 해당 플랫폼 사용자가 11만 명에 달하며, 특히 젊은 독서 애호가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고 운영 측은 전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순환 독서'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다. 같은 도서를 여러 사람이 차례로 읽으면서 각자의 감상이나 인상적인 문구를 표시해 공유하는 이 방식은 전통적인 독서 경험을 사회적 활동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참여자들은 "다른 사람의 시각이 더해진 책을 받아보는 것이 마치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좋아하는 구절을 손으로 옮겨 쓰는 '필사'와 개성 있게 책을 꾸미는 '책꾸' 활동도 젊은층 독서문화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 이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통한 인증 문화를 즐기는 세대적 특성이 독서 영역으로 확산된 결과로 분석된다. 출판업계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PVC 표지에 키링을 달 수 있는 특별 시리즈를 출간하거나 독자 대상 필사 모임을 운영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참여형 독서 활동이 실제 독서율 개선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연구에 따르면 독서모임 참여를 통한 비독자의 독자 전환율이 84.5%에 달했으며, 단순한 홍보 활동보다 4배 이상 높은 효과를 보였다. 모임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이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독서 습관을 유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이런 변화에 주목해 올해 4월부터 '2025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을 통해 비독자 대상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목표였던 1500명을 크게 넘어 2500명이 참여하며 예상보다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시인 정호승, 코미디언 이승윤 등 10명의 북멘토가 참여해 온오프라인을 통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전국적으로 펼쳐지는 대규모 독서 행사들도 이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김포시에서 열리는 '2025 대한민국 독서대전'에는 천선란, 김호연, 손원평 등 인기 작가들이 대거 참여하며, 전국 90여 개 출판사와 서점이 함께하는 북페어도 마련된다. 서울 성수동에서는 책 관련 웹진들이 주최하는 '서울 리딩 파티' 같은 새로운 형태의 독서 행사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독서 열기를 지속가능한 문화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세심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성신 출판평론가는 "요즘 독자들은 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사회적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 출판사, 서점, 공공도서관이 독서 커뮤니티를 위한 프로그램들을 더욱 활발히 시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