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체육관광부가 16일 발표한 '제1차 성균관·향교·서원 전통문화 계승·발전 종합계획(2025~2029)'에 따르면, 전국에 분포한 234곳의 향교와 1087곳의 서원이 유교 전통문화 교육과 지역문화의 새로운 중심지로 재탄생한다. 작년 1월부터 시행된 '성균관·향교·서원 전통문화의 계승·발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첫 번째 법정계획으로, 지자체와 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국가유산청, 교육부 등과의 협의를 통해 완성됐다.
현재 전국의 향교와 서원들은 오랜 세월 동안 전통문화 교육과 지역문화 전파의 핵심적 기능을 담당해왔지만, 운영 담당자 부족과 고령화 현상, 유교문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무관심 등으로 인해 보유하고 있는 유무형 문화적 자산의 보존과 전승에 현실적 난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체부는 '전통을 넘어 미래로, 문화를 잇는 성균관·향교·서원'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전통의 계승과 창조적 발전, 지역사회와의 상생 및 협력, 지속가능한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주요 추진 내용을 살펴보면, 성균관과 향교, 서원이 소장하고 있는 각종 기록유산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조사해 아카이브를 구축하며, 지역과 가문에 따라 상이한 전통 생활예절과 제향 의식의 표준안을 마련해 활용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예학과 유교 성현, 퇴계의 언행 등을 바탕으로 한 문화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청소년 인성교육에 접목하고, 국가무형유산인 석전대제의 체계적 보존과 관리를 통해 세대 간 전승 기반을 마련한다.
교육 부문에서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유교 전통 및 인문학 강좌를 운영하는 향교와 서원의 수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성균관의 온라인 유교문화 교육 참여자도 늘려나간다. 청소년 인성교육과 한자교육 강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보수교육 과정을 새롭게 개설하고, 연령과 주제, 대상에 따라 특화된 맞춤형 유교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지역 향교와 서원의 문화유산을 관광자원과 연계한 '유교 인문학' 프로그램 운영과 더불어 향교·서원 전문해설사를 새롭게 육성해 지역 전통문화 확산과 관광산업 발전을 도모한다. 기존에 영남권에 집중되어 있던 유교문화 연수 및 체험 프로그램 지원을 충청권과 호남권으로 확장하고, 2026년 완공 예정인 고산서당 전통문화교육관과 같은 유교문화 체험시설을 지속 확충할 방침이다.
보존 관리 측면에서는 국가유산돌봄사업을 활용해 역사문화적 가치가 뛰어난 향교와 서원을 상시 관리하고, 돌봄사업 종사자들의 국가유산 관리능력 향상을 위한 전문교육을 지속 실시한다. 향교와 서원의 상근인력 부족과 고령화 문제 개선을 위해 공모를 통해 선정된 지역 향교에서 '청년 유사 인력'을 육성하고 운영한다.
국가에서 지정 및 등록한 성균관, 향교, 서원 유산에 대해서는 안전진단 등을 통한 보수정비를 지원하며, ICT를 활용한 소방·방범·전기 분야 재해예방 인프라 구축과 IoT 기술 활용, 전문인력 현장 배치 등을 통해 재난 위험요소를 사전 차단하고 각종 재해와 재난에 신속 대응할 계획이다.
제도적 기반 강화를 위해서는 내년부터 2028년까지 향교·서원의 국가유산적 가치와 관리·보존 현황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이를 토대로 전국의 성균관, 향교, 서원 관련 정보에 국민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종합정보 제공 사이트'를 구축하고, 정례 학술행사와 주제별 세미나 개최를 통해 향교·서원의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할 예정이다.
문체부 정책담당자는 "우리나라 향교·서원의 귀중한 전통문화 자산을 지속적으로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이번 종합계획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종합계획에 포함된 세부과제들을 성실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