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가 블록버스터 '트론: 아레스' 홍보를 위해 처음으로 모국을 방문했다. 1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그는 "한국계 배우로서 이런 대형 프로젝트의 주인공을 맡고 한국 땅을 밟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며 벅찬 소감을 표현했다.
10월 8일 개봉 예정인 '트론: 아레스'는 가상공간에서 현실세계로 침투한 초고도 AI 무기 '아레스'가 일으키는 대규모 혼란을 다룬 SF 액션 스펙터클이다. 1982년 첫선을 보인 '트론' 프랜차이즈의 세 번째 장편작으로, 전작 '트론: 새로운 시작' 이후 15년 만에 관객들과 재회한다. 요아킴 뢰닝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그레타 리는 핵심 기술을 보유한 천재 개발자 이브 킴으로 분했다.
'패스트 라이브즈'에서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주목받았던 그레타 리는 이번 작품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그는 "정적인 멜로드라마에서 고강도 액션 영화로 넘어오면서 스턴트와 추격 장면을 소화해야 했다"며 "올림픽 단거리 종목에 나가도 손색없을 정도로 달리기 능력이 향상됐다"고 촬영 비화를 털어놓았다. 이어 "매번 전력 질주해야 하는 상황이 힘들면서도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한국 문화의 세계적 열풍에 대한 질문에는 특유의 유머를 발휘했다. "사실 우리는 한국이 언제나 최고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전 세계가 깨달은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현재의 인기는 시작점에 불과하며, 앞으로 얼마나 더 놀라운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고 전망했다.
그레타 리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도 "뛰어난 분석력과 지능을 갖춘 동시에 평범한 면모도 지닌 캐릭터"라며 "특별하지 않은 인물이 극한 상황에서 발휘하는 초월적 능력을 그려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계 배우로서 할리우드 메이저 상업영화 주연을 맡은 것에 대해서는 "수많은 동료 배우들과 창작자들에게 길을 여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그 책임감을 기꺼이 감당하겠다"고 다짐했다.
작품은 1982년 오리지널 '트론'이 보여준 혁신적 컴퓨터 그래픽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시대적 주제인 인공지능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제프 크로넨웨스 촬영감독과 나인 인치 네일스의 음악 참여로 화제성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