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경영진이 역대 최대 규모인 10억달러 상당의 자회사 주식을 취득했다는 소식이 공개되면서 주가가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서류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12일 257만주를 여러 가격선에서 장내 거래로 확보했다. 이번 거래 규모는 약 1조3884억원에 달해 그의 자사 지분 취득 중 금액 면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대규모 지분 취득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들은 최고경영자의 회사 전망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받아들였다. 테슬라 주가는 정규 장 개시 전 거래에서 전일 종가 대비 7% 이상 치솟았으며, 개장 후에도 상승 폭을 유지했다. 15일 정오 기준 주가는 419.52달러를 기록하며 5.96% 오름세를 나타냈다.
머스크는 주가 상승을 확인한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일주일간 주가 추이를 보여주는 차트를 게시했다. 그는 "테슬라가 예측했던 대로 69달러 상승해 420달러에 도달했다"는 글과 함께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는 그가 공개 시장에서 자사 주식을 대량 매입한 2020년 2월 이후 5년 7개월 만의 일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식 취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글로벌 기술연구 책임자는 "테슬라 낙관론자들에게 강력한 신뢰의 메시지이며, 머스크가 인공지능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번 지분 취득은 테슬라 이사회가 최근 발표한 천문학적 규모의 성과 연동 보상 방안과 연결해서 해석되고 있다. 해당 보상안은 2035년까지 10년간 12단계로 나누어 총 1조달러 규모의 주식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머스크가 이 보상을 온전히 받기 위해서는 현재 1조3000억달러 수준인 회사 시가총액을 최종적으로 8조5000억달러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올해 들어 테슬라 주가는 여러 악재에 시달렸다. 머스크의 정치적 활동으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훼손과 트럼프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정책 등이 주요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머스크의 정치 개입으로 인한 불매 운동이 확산되면서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과 함께 무인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 미래 사업 분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9일 대용량 배터리 저장 시스템인 메가블록을 공개하며 에너지 사업 확장 의지를 보였다.
투자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단순한 전기차 회사를 넘어 종합 기술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머스크 역시 회사 가치의 80%가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서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11월 6일 예정된 연례 주주총회에서는 머스크의 새로운 보상 패키지에 대한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주들에게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행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