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 유럽 전역을 강타한 극한 기상 현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430억 유로(약 70조원) 규모에 이른다는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독일 만하임대학과 유럽중앙은행 연구팀이 15일 현지시간으로 이같은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번 여름 발생한 폭염, 건조, 홍수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극한 기상 현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모델을 적용했다. 산출된 손실 규모는 교통 인프라와 건축물, 농산물 등의 직접적인 파괴뿐만 아니라 제조업 차질, 사상자 발생, 대응 비용 등 부차적인 영향까지 종합한 수치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 여름 혹독한 폭염에 시달렸던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3개국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각 국가별로 100억 유로(16조원)를 상회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평가됐으며, 이러한 피해는 중기적 관점에서 300억 유로(48조원)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만하임대학의 세리시 우스만 박사는 "극한 기상 현상이 야기하는 실질적 비용은 단기적 영향을 훨씬 뛰어넘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조 현상으로 특정 품목의 공급 부족이 발생하면 궁극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부 및 북부 유럽 국가들의 손실 정도는 상대적으로 미미했지만, 최근 수년간 홍수 발생 빈도가 늘어나고 있어 향후 기상 재해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에는 폭염과 건조가 겹치면서 나타나는 복합적 영향과 스페인, 그리스 등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 손실은 반영되지 않아, 실제 경제적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제반 요인들을 모두 감안할 경우 올 여름 자연재해로 인한 거시경제적 부담이 2029년까지 1260억 유로(205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