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불닭볶음면 짝퉁' 생산해 해외 판매…마스코트까지 그대로 복제

2025.09.18
북한 불닭볶음면 짝퉁 생산해 해외 판매…마스코트까지 그대로 복제

북한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모조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북한산 '매운김치맛 비빔국수'는 원조 불닭볶음면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한 외관을 보여준다.

라선령선종합가공공장에서 제조된 이 제품은 5개입 포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패키지 디자인에서부터 원본을 그대로 베낀 듯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검정색 바탕에 빨간색과 하얀색 글씨로 구성된 색상 배치는 물론, 삼양식품의 대표 마스코트인 '호치'를 연상시키는 닭 캐릭터가 입에서 화염을 내뿜는 모습까지 거의 동일하게 재현했다.

조리방식 역시 원조와 거의 차이가 없다. 포장지 뒷면에 기재된 '끓는 물 500ml에 면을 넣어 4분간 조리한 뒤 면을 건져 수분을 제거하고 양념을 넣어 비벼먹는다'는 설명은 불닭볶음면의 기본 조리법과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여기에 '취향에 따라 김치나 계란, 대파 등을 추가하면 더욱 맛있게 드실 수 있다'는 권장사항까지 덧붙여져 있다.

제품에 표기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원산지 표시와 중국 등록번호 등을 고려할 때, 이 상품은 중국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강 교수는 중국 업체와 북한 라선령선 간의 OEM 계약을 통해 생산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동일 공장에서 생산된 다른 즉석면 제품들에는 이러한 수출 관련 표시가 없어 이번 제품의 특수성을 보여준다.

북한의 이런 행보는 상당한 모순을 드러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한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며 대남 강경책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남한 기업의 히트상품을 완전히 복사해 해외 판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디자인 도용, 상표권 침해, 저작권 위반 등 다양한 지적재산권 문제를 야기한다.

강 교수는 "겉으로는 적대관계를 선언하면서도 속으로는 한국 제품의 성공을 그대로 모방하는 전형적인 이중적 태도"라며 "북한의 표리부동한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전에도 오리온 초코파이, 농심 새우깡, 롯데 빼빼로 등 국내 인기 식품들의 짝퉁 버전을 제작해왔으며, 이번 불닭볶음면 모방품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