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xAI, 데이터 주석 인력 500명 구조조정…"전문 AI 튜터 확대로 전략 전환"

2025.09.14
머스크 xAI, 데이터 주석 인력 500명 구조조정…"전문 AI 튜터 확대로 전략 전환"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가 전체 임직원 1천500명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500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복수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인력 감축의 주요 대상은 챗봇 '그록(Grok)' 학습을 담당하는 데이터 주석 조직이다. 해당 부서는 xAI 내부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원시 정보를 분류하고 맥락을 부여해 AI 모델이 세계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업무를 수행해왔다.

회사 측은 해당 인력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을 통해 "즉각적인 전략적 방향 전환을 단행한다"면서 "범용 AI 튜터 역할을 축소하고 전문 AI 튜터 조직 확장에 우선순위를 둔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대상자들은 계약 만료일 또는 11월 말까지 보수를 지급받지만, 통보 즉시 사내 시스템 이용 권한이 정지됐다.

xAI는 기존의 단순한 데이터 정리 및 라벨링 업무를 줄이는 대신, 의료·법무·금융 등 특화 영역에서 심층적인 전문성을 보유한 AI 튜터 인력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회사는 "전문 AI 튜터 조직을 10배 규모로 증설할 예정"이라며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를 비롯해 금융, 의학, 보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신규 채용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구조조정 직전 xAI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긴급 역량 평가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딩과 수학, 금융, 의료 등 전통적인 분야뿐만 아니라 그록의 성격 분석, 밈 제작 등 독특한 주제까지 포함된 테스트였다. 퇴근 후 갑작스럽게 통보된 평가에 대해 한 직원이 "비윤리적"이라고 반발했으나, 해당 메시지 작성 직후 계정이 비활성화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번 대규모 구조조정은 최근 xAI 내부의 고위급 인사 이탈과 맞물려 조직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7월 말 마이크 리버라토레 CFO가 3개월 만에 회사를 떠났고, 공동 창업자인 이고르 바부슈킨도 지난달 독립 벤처캐피털 설립을 위해 퇴사했다. 또한 법무 총괄 로버트 킬과 거래 담당 선임 변호사 라구 라오도 같은 시기에 회사를 떠났다.

업계에서는 xAI가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리더십 공백과 내부 혼란을 동시에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인력 구조 변화와 경영진 이탈이 겹치는 상황에서 새로운 전문화 전략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머스크는 2023년 xAI 설립 당시 기존 빅테크 기업들의 AI 개발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