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18일 장중 8만원을 회복하며 1년 1개월 여 만에 '8만전자'의 영광을 되찾았다. 이날 오후 1시 18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000원(2.56%) 상승한 8만 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 18일(8만 100원) 이후 약 13개월 만의 일이다.
이번 상승세를 견인한 주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었다. 9월 들어서만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2조 7518억원 순매수하며 대규모 매집에 나섰다. 기관투자자들도 1조 2481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4조 5475억원 규모의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았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공지능(AI) 추론 영역 확대로 삼성전자 주력 사업인 범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 개선 전망이 밝아졌다. 앞서 지난해 9월부터 반도체 업황 둔화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우려 등으로 주가가 4만 9900원까지 급락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가치 평가 정상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판단하며 목표 주가를 연일 상향하고 있다. SK증권은 이날 목표가를 기존 7만 7000원에서 11만원으로 42.86% 대폭 올렸다. IBK투자증권 역시 9만원에서 11만원으로 22% 끌어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은 목표가를 8만 8000원에서 9만 6000원으로, NH투자증권은 9만 4000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하나증권도 8만 4000원에서 9만 5000원으로 목표가를 높여 잡았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25년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 87조 8000억원, 영업이익 10조 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실적 호전이 핵심 요인"이라며 "D램 제품믹스 개선으로 차별화된 평균 판매단가 상승과 낸드 가격 반등, 비메모리 사업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위주 투자가 서비스 인프라 구축용 일반 서버로 확산되면서 수요층이 두터워지고 있다"며 "공급업체 우위 사이클의 장기화로 내년 영업이익이 5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내년 제한적 공급 여파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HBM4의 D램 생산능력 잠식이 확대되는 가운데 IT 수요가 반등할 경우 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범용 메모리 생산능력이 D램 3사 중 41%를 차지해 대표적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전고점인 9만 6800원 돌파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배로 역사적 평균인 1.4배를 하회하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