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상반기 법인세 납부 1위…하반기 대규모 인재 채용 나서

2025.09.16
SK하이닉스, 상반기 법인세 납부 1위…하반기 대규모 인재 채용 나서

HBM 시장 선점으로 역대급 성과를 기록한 SK하이닉스가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법인세를 납부하며 납세 실적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동시에 파격적인 성과급으로 화제가 된 가운데 하반기 세 자릿수 규모의 신입사원 대규모 채용에 돌입한다고 16일 밝혔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의 반기보고서 개별 기준 분석 결과,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법인세 납부 규모는 2조77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위 기아의 9089억원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연결 기준에 포함되는 해외 자회사 납부 세금을 제외한 순수 국내 납세액을 산정하기 위해 별도 기준을 적용한 결과다.

회사는 상반기 별도 기준으로 매출 35조4948억원, 영업이익 15조2124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도 16조6534억원을 기록해 삼성전자의 11조3613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납세 순위 3위부터는 현대차 8222억원, SK주식회사 6006억원, 한국전력 508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작년 법인세 납부 1위 역시 SK하이닉스인 것으로 재확인됐다. 2023년 별도 기준 21조331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3조6307억원을 법인세로 납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한국은행이 1위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SK하이닉스가 선두를 차지했던 셈이다.

이같은 압도적 실적을 배경으로 회사는 22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하반기 신입사원 서류 접수를 실시한다. 내년 1~2월 입사 가능한 4년제 학사 이상 졸업예정자 및 기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며, 근무 장소는 경기 이천·분당, 충북 청주, 서울 등이다. 채용 직종은 설계·소자·R&D 공정·양산 기술 등 핵심 분야 전반에 걸쳐 있다.

특히 이번 채용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AI 기반 화상 면접 'A!SK' 전형의 최초 도입이다. 인공지능이 각 직무별 특화 문제를 생성하여 출제하며, 지원자들은 자기소개서로는 표현하기 힘든 소통 역량과 기초 직무 이해도, 협업 능력, 돌발 상황 대응력 등을 어필할 수 있다.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문제 해결 과정과 답변을 영상 녹화해 제출하면, 실제 업무 부서 직원들이 다면 평가를 통해 공정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전망대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7조원에 달할 경우 직원 1인당 성과급이 1억원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파격적 보상 체계가 알려지면서 지난 7월 취업포털 인크루트 조사에서 삼성전자를 누르고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1위에 처음 등극하기도 했다. 전날 포스텍에서 열린 채용 설명회에서는 질의응답이 3시간 넘게 계속될 정도로 취업준비생들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전세계 D램 시장 점유율 39.5%로 연속 1위를 기록했다. 1분기 최초로 삼성전자를 앞선 데 이어 격차를 더욱 확대한 것이다. 상반기 국내 반도체 수출이 733억1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데도 회사의 기여도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이런 성과의 근본 요인으로 최태원 SK 회장의 선제적 투자 판단을 꼽는다. 2012년 경영 위기에 처한 하이닉스 인수 이후 고비용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기술인 HBM 시장 개척에 과감히 나선 전략적 결정이 현재의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AI가 단순 문제 출제를 넘어 지원자 역량을 종합 판단하는 AI 에이전트로 진화할 것"이라며 "풀스택 AI 메모리 공급업체 지위에 걸맞은 인재 확보 방식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