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무선청소기 흡입력 표기 논란, 정부가 와트 단위 통일 방침 발표

2025.09.18
중국산 무선청소기 흡입력 표기 논란, 정부가 와트 단위 통일 방침 발표

국내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무선청소기들이 실제 성능과 무관한 단위를 사용해 소비자 혼동을 야기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시중 유통 중인 무선청소기 10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능 평가에서 이같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평가 대상 제품 중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제표준에 따른 와트(W) 단위를, 다이슨과 드리미는 미국재료시험협회 기준인 에어와트(AW)를 사용했다. 반면 로보락, 샤오미, 아이닉, 아이룸, 디베아, 틴도우 등 중국산 6개 제품은 진공도를 나타내는 파스칼(Pa) 단위를 흡입력으로 광고해왔다.

파스칼은 청소기 내부 기압 상태를 의미하는 물리량으로, 실제 공기 흡입 성능과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 특히 파스칼은 만 단위로 표현되어 와트나 에어와트의 십 또는 백 단위보다 수치상 훨씬 크게 보인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 성능 측정 결과는 표기 단위의 차이만큼이나 극명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다이슨 제품은 모두 280W 이상의 흡입력을 기록해 표시 수치를 충족했다. 하지만 1만8000~4만8000Pa로 광고된 중국산 제품들의 실제 흡입력은 58~160W 범위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로보락은 72W, 샤오미는 82W로 측정되어 국산 제품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무선청소기 성능측정 방법에 대한 국가표준(KS) 도입을 발표했다. 국제표준을 반영한 이번 조치로 앞으로 모든 무선청소기의 흡입력은 와트 단위로 통일 표기된다. 국표원은 6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내년 초까지 표준 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대자 국가기술표준원장은 "무선청소기 국가표준 제정이 소비자의 제품 선택 시 단위 표기로 인한 혼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민 생활과 밀접한 표준을 지속적으로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무선청소기 수입업체 8곳에 흡입력 표기 방식의 개선을 권고했으며, 한국에너지공단에는 무선청소기를 효율관리기자재 대상으로 지정해 에너지효율 등급과 청소성능 의무 표시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