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형사사건 처리 속도가 지연되고 있다는 논란과 관련해 경찰이 자체 통계를 토대로 반박에 나섰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경찰 차원의 사건 처리 소요 시간이 평균 54.4일로 수사권 개편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고 발표했다.
연도별 경찰의 사건 처리 소요 시간을 살펴보면 2020년 55.6일에서 수사권 개편 직후인 2021년 64.2일, 2022년 67.7일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3년 63.0일, 지난해 56.2일을 거쳐 올해 8월 말 현재 54.4일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유 직무대행은 수사권 개편 초기 처리 기간이 일시적으로 늘어났던 배경에 대해 전건접수 제도 신설 등 새로운 절차가 도입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팀장 위주의 수사 체계 정착, 조직 개편, 인력 보강, 성과 포상 등 사기 증진 정책을 통해 개선을 이뤄왔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특히 불송치 결정 권한을 보유하게 되면서 과거 검찰 단계까지 진행돼야 했던 사건들이 경찰 선에서 마무리되어 국민 관점에서 수사 완료까지의 시간이 오히려 단축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형사사건 처리 기간 증가 통계에 대해서는 산출 방식이 불분명하다며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최근 미성년자 유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경찰은 지난 12일부터 3주간 집중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초등학교 및 통학로 등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5만5천명을 동원해 강화 순찰과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있으며, 학생 대상 예방 교육과 아동지킴이집 재정비, 아동안전지킴이 증원 등 보호망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민생 침해범죄 대응력 제고를 위한 인력 확충도 추진된다. 보이스피싱, 마약, 관계성 범죄 등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내년 신임 경찰 채용 규모를 올해 4800명에서 6400명으로 1600명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저위험 권총, 차세대 외근조끼 등 장비 현대화와 경찰관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정신건강 예산도 확대 편성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