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관광지마다 불친절과 바가지요금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원 동해시 묵호에서 한 시각장애인이 경험한 따뜻한 배려가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KBS 시각장애인 앵커 출신 유튜버 허우령씨는 지난 8일 개인 유튜브 채널 '우령의 유디오'에 "처음 온 묵호에서 정말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게시했다.
기차편으로 묵호에 도착한 허씨는 안내견과 함께 현지 맛집을 찾아 나섰지만 음성 안내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아 길을 잃고 말았다. 이때 횡단보도 근처에서 만난 한 지역 주민이 허씨의 도로 횡단을 도우며 목적지인 음식점까지 함께 걸어가며 길잡이 역할을 해주었다.
음식점에 들어서자 직원은 안내견이 편안히 쉴 수 있는 자리를 고려해 홀로 온 허씨를 4인용 좌석으로 안내했다. 음식이 나온 후에도 직원의 세심한 배려는 계속됐다. 허씨의 손을 이끌어 식기와 반찬 위치를 하나씩 알려주고, 맛있게 드실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며 직접 음식을 비벼주기까지 했다. 이러한 정성에 허씨는 "음식을 먹기도 전에 마음이 배부르다"며 고마워했다.
이후 이용한 택시에서도 운전기사는 안내견 탑승에 대해 전혀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들른 카페에서는 직원이 안내견의 갈증을 걱정해 물그릇을 직접 가져다주는 모습까지 보였다.
허씨는 안내견을 동반한 단독 여행임에도 어느 곳에서도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시각장애인인 제가 혼자 여행을 떠난다는 것 자체가 공포와 걱정이 앞섰는데, 묵호에서는 어느 장소든 마음 편히 다닐 수 있었다"며 "진정한 치유의 시간이었고 반드시 재방문하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영상이 공개되자 네티즌들의 감동 댓글이 줄을 이었다. "그동안 불친절한 업주들 소식만 듣다가 이런 영상을 보니 마음이 훈훈해진다", "묵호라는 지역을 처음 알았는데 꼭 방문해보고 싶다"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동해시민들도 "혹시 불친절하게 대할까 봐 걱정했는데 모두 따뜻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묵호 주민으로서 자랑스럽다", "우리 고장이 이렇게 소개되어 무척 행복하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자긍심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