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의 대표적인 해돋이 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성산일출봉에서 암석이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나 관계기관들이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16일 제주소방안전본부 발표에 의하면 전날 저녁 8시 43분경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일출봉 일대에서 "붕괴되는 소음이 난다"는 통행인의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경찰 합동 대응팀은 탐방로 서측 1km 떨어진 진지동굴 근처 출입 제한 지역에서 직경 70~80cm 규모의 바위 2개와 수목 3그루가 아래로 굴러떨어진 모습을 발견했다.
이들 낙하물은 해당 지점에서 약 3m 상부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다행스럽게도 인적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경찰과 소방, 제주도 세계자연유산본부, 서귀포시 당국은 해당 지역에 대한 일반인 접근을 차단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암석 낙하 위험성과 정확한 발생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이번 낙석 사고의 위험성이 미리 예측됐었다는 사실이다. 산림청은 지난 13일 오전 기상청의 강우 정보를 토대로 운영하는 산사태 경보 시스템을 통해 성산읍 일대에 산사태 예보 정보 '주의보'가 발령됐다고 제주도에 알렸다.
이는 12일 성산 지역에 하루 강수량 210.3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토양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이 수치는 해당 관측소의 9월 강우량 기록 중 4번째로 높은 양이었다. 그러나 제주도는 상황 검토 회의를 거쳐 위기 경보 단계 발령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제주도 담당자는 "성산읍은 관할 지역이 넓어 우선 서귀포시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면서 "상황 판단 회의 결과 위기 경보 발령까지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산사태는 산림 지역이 대규모로 무너지는 현상을 뜻하며, 성산일출봉에서는 간헐적인 암석 낙하가 발생해 왔다"고 덧붙였다.
사고 발생 지점이 일반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탐방로 반대편 접근 금지 구역이어서 현재 성산일출봉 관람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해발 179m, 둘레 2,927m, 면적 45만 3천여㎡ 규모의 성산일출봉은 제주 10대 경승지인 '영주십경' 중 제1경으로 불리며 매년 수많은 국내외 방문객들이 찾는 제주의 핵심 관광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