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경찰청이 주도한 국제형사경찰기구 합동 작전을 통해 전 세계 18개 국가에서 386명의 마약사범이 체포되고 9조1975억원 규모의 합성마약이 압수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경찰청은 16일부터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13회 국제 마약수사 콘퍼런스에서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11일까지 스리랑카를 거점으로 실시된 '라이언피시-마약 Ⅲ' 작전은 2013년 싱가포르 인터폴 글로벌혁신단지에서 최초 계획된 마약 단속작전명과 한국어 '마약'을 조합하여 명명되었다. 이번 작전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필리핀, 멕시코 등 18개 국가가 동참했으며, 총 76톤에 달하는 합성마약을 적발했다.
작전 과정에서 인도에서는 '케타멜론'이라는 대규모 다크넷 마약유통조직이 발각되었다. 이 조직은 14개월 동안 600차례 이상의 마약 배송에 관련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미얀마에서는 파인애플 더미 속에 은닉된 헤로인 22킬로그램과 신종마약 '야바' 525만 정이 발견된 차량 2대가 적발되었으며, 후속 수사를 통해 야바 400만 정이 추가 압수되었다.
마약 은닉 방식도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 몰디브에서는 네덜란드발 서핑보드 내부에서 케타민 3.85킬로그램이 발견되었고, 고양이 먹이 포장지나 분말차로 변장한 마약류도 적발되었다. 이러한 새로운 은닉기법들은 인터폴 보라색 수배를 통해 회원국들과 공유되었다.
이번 작전에서는 1억 5100만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양의 펜타닐이 압수되었다. 또한 인천공항을 통한 대규모 메스암페타민 밀반입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령이 내려진 한국인 용의자도 체포되어 캄보디아에서 국내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 보타닉파크 호텔에서 17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콘퍼런스는 '하나 된 힘, 안전한 미래'를 슬로건으로 27개국 대표단과 인터폴, 유엔마약범죄사무소 등 4개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 대검찰청, 해양경찰청, 관세청 등이 참석하여 총 130여 명의 전문가가 모였다.
회의에서는 암호화 메신저를 활용한 비접촉 마약 유통 수사사례, 마약거래 자금세탁 추적기법, 첨단기술을 활용한 수사방안 등이 논의된다. 작년에 발족된 '아시아 마약범죄 대응 실무협의체' 2차 정례회의에서는 아태지역 공동 마약 단속작전이 검토될 예정이다.
박우현 경찰청 형사국장 직무대리는 "청년층의 마약 문제가 심각한 사회이슈로 부상하는 시점에서 각국과 기관이 협력하여 경험을 나누고 협력시스템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카운터 인터폴 조직·신흥범죄국장은 "마약유통업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수사당국들의 협력과 경험공유"라며 "국경을 초월한 문제에는 국경을 초월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