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총회 '처음 사랑 회복' 주제로 110회 총회 개막, 성소수자 이슈 등 주요 안건 논의

2025.09.23
기장총회 처음 사랑 회복 주제로 110회 총회 개막, 성소수자 이슈 등 주요 안건 논의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23일 강원도 홍천 소노벨비발디파크에서 제110회 정기총회를 개막하며 '살아계신 하나님, 처음 사랑을 회복케 하소서'라는 주제 아래 교단의 미래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이종화 부총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예배에서 박상규 총회장은 "우리는 과거 억압에 맞서며 사회적 소외계층과 연대해왔고, 진리의 말씀을 보존해왔다"면서 "하지만 주님께서는 그곳에 머물지 말고 '첫사랑을 되찾으라'고 명하신다"고 설교했다. 그는 "기장의 원초적 사랑은 율법주의를 뛰어넘은 복음의 해방이었으며,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만을 사랑하는 믿음이었다"고 강조했다.

박 총회장은 "지난해 12월 국가를 혼란에 빠뜨린 계엄 사태에서 기장이 신속히 진리와 정의의 등불을 켰다"며 "기장은 한국 사회 속에서 교회가 주님의 몸이며 주님이 임재하시는 공동체임을 입증해왔다"고 말했다.

25일까지 사흘간 계속되는 이번 총회에는 656명의 총회대의원이 참석해 교단 헌법 개정안을 비롯한 각 기관과 노회의 제안 안건들을 심의할 예정이다. 핵심 쟁점으로는 성소수자목회연구특별위원회 설치안, 장로 임직 시 3인 이상일 때 여성 장로 1인 의무 포함 규정, 교회 직원 정년을 70세에서 75세로 연장하는 헌법 개정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성소수자 관련 안건을 둘러싸고는 교단 내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기장 동성애·동성혼반대대책위원회는 총회 개막 전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장 교회들은 하나님이 남녀로 창조하셨음을 믿는다"며 "기장은 퀴어를 축출한다고 선언하라"는 내용의 팻말을 들고 무언 시위를 벌였다.

김창환 위원장은 "과거 기장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찬성 입장을 표명한 것이 출발점이었다"며 "그 이후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성평등 관련 문서 작성 시도가 지속됐고, '양성평등'을 '성평등'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돼왔다. 이번에는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기장 청년회전국연합회는 22일 발표한 당부문을 통해 "총회가 특정 세대나 직책의 위압적 분위기를 극복하고 모든 이가 자유롭게 발언하며 존중받는 평등한 토론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청년연합회는 "담임목사와 부목사, 장로와 평신도, 청년 등 직책과 연령을 초월해 서로 존중하며 교회가 추구하는 평등 가치를 실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목회자 수급을 위한 특별위원회 연장 건도 다뤄질 예정이다. 한신대 신학과 입학생 감소 문제를 해결하고자 '1노회 2신학생 파송 운동'과 '기금형 석좌교수제 확산' 등의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총회 현장에서는 기장미술인선교회가 주관하는 제9회 전시회도 함께 열리고 있다. 기장 소속 목사와 장로 미술가 8명의 서예, 문인화, 유화, 서각, 사진 작품 48점이 25일까지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