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군에 맞서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의 애국혼을 추모하는 순의제향이 충남 금산과 전북 남원에서 개최된다고 국가유산청이 18일 발표했다.
이번 23일 오후 3시 충남 금산군 칠백의총에서 개최되는 433주년 제향 행사에는 허민 국가유산청장과 칠백의사 유족, 불교 관계자 등 300여 명이 모인다. 행사는 초헌관의 향 올리기와 첫 번째 헌주례로 시작되어, 축문 봉독, 두 번째와 마지막 헌주례, 대통령 명의 꽃 헌정과 향 올리기 순서로 진행된다. 제례 후에는 국가무형문화유산 보유자의 살풀이춤이 공연되고, 묘소 참배와 불교 의식이 이어진다.
칠백의총은 임진왜란 시기 금산 지역에서 일본군과 교전하다 전사한 조헌 의병대장과 영규 승장, 고경명 의병대장을 비롯한 의병들의 영혼이 잠든 성지다. 우리 민족의 찬란한 호국 의지를 상징하는 이 유적은 1963년 국가 지정 사적으로 등록되었다.
26일 오후 3시에는 전북 남원시 만인의총에서 428주년 제향 의식이 거행된다. 이 자리에는 허민 청장과 지역 국회의원, 만인의사 후손 등 5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제례는 칠백의총과 같은 절차로 치러지며, 남원시립국악단의 지전춤과 '만인의 염원'이라는 창작 국악 공연이 추가로 마련된다.
만인의총은 정유재란 중 남원성 공방전에서 5만 6천여 명의 일본군에 맞서 장렬히 산화한 관민군 의사들의 안식처로, 1981년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당시 정유재란의 최대 격전지였던 남원성 전투의 참상과 의로운 희생정신을 보여주는 역사적 현장이다.
순의제향은 정의로운 대의를 위해 희생된 영령들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추모하는 제사 의례를 뜻한다. 국가유산청 담당자는 "전 생애를 바쳐 조국을 수호한 선열들의 고귀한 애국정신이 면면히 계승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체계적인 보존 관리와 더불어 국민들을 위한 문화 향유 기회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