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체제' 푸시 라이엇 멤버 5명, 궐석 심리서 중형 선고

2025.09.16
反체제 푸시 라이엇 멤버 5명, 궐석 심리서 중형 선고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규탄한 활동을 벌인 반정부 펑크록 그룹 '푸시 라이엇'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8년에서 13년까지의 실형을 내렸다. 현지시간 15일 미국의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과 러시아 언론매체들이 전한 바에 따르면, 모스크바 바스만니 지방법원은 해외 거주 중인 멤버들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심리를 통해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2022년 12월 발표한 '엄마, 텔레비전을 끄세요'라는 제목의 뮤직비디오에서 러시아 군대와 관련된 거짓 정보를 퍼뜨렸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작년 4월 독일 뮌헨 공연장에서 진행한 퍼포먼스 도중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사진에 배뇨 행위를 했다는 추가 혐의도 인정됐다.

유죄 판결을 받은 인물들은 마리아 알료히나, 다이애나 버코트, 타소 플레트너, 올가 보리소바, 알리나 페트로바 등이다. 이들은 모두 러시아 밖에서 거주하고 있어 법정에 직접 출석하지 않았으며, 변호사를 통해 모든 혐의를 강력히 부정하고 있다. 변호인 측은 이번 기소가 순전히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력 반박했다.

특히 해당 곡의 작사를 담당한 버코트는 판결 이후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작품의 모든 가사에 대해 책임을 지며, 전쟁에 반대하는 나의 신념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이 3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완전한 승리와 푸틴의 헤이그 국제재판소 출두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국제형사재판소는 앞서 아동 강제 추방과 관련된 전쟁범죄 혐의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푸시 라이엇은 2011년 모스크바에서 창단된 예술가 집단이자 음악 그룹이다. 이들은 2012년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모스크바 중심가의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 내부에서 가면을 착용한 채 푸틴의 장기집권에 항의하는 게릴라 공연을 펼쳐 세계적 화제를 모았다. 당시 참여자 5명 가운데 2명이 2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핵심 구성원인 나디아 톨로코니코바는 간첩 활동 의혹으로 2023년 러시아 국제수배 명단에 등재됐고, 표트르 베르질로프 역시 작년 4월 결석 재판에서 8년 4개월의 형을 받은 뒤 12월에는 테러리스트 목록에까지 포함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