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8월 소매매출 0.6% 상승...관세 여파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

2025.09.16
미국 8월 소매매출 0.6% 상승...관세 여파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적극적 관세 조치로 인한 경제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미국 유통업체 매출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성장을 기록했다. 16일 현지시간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8월 유통업체 판매액은 7320억 달러로 전달 대비 0.6% 상승했다고 집계됐다.

이번 실적은 다우존스가 취합한 애널리스트 예측치 0.3%와 블룸버그 전망 0.2%를 모두 상회하는 결과다. 또한 이전 7월 판매 증가율도 기존 0.5%에서 0.6%로 재조정되면서, 6월부터 시작된 상승 흐름이 석 달째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문별로는 총 13개 카테고리 중 9곳에서 매출 확대가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 쇼핑몰이 2.0% 급증했으며, 의류·액세서리 매장(1.0%)과 스포츠용품·도서 판매점(0.8%)도 두드러진 성장을 보였다. 이는 9월 개학철을 앞둔 계절적 구매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외식업소·주점(0.7%), 주유소(0.5%), 자동차·부품 딜러(0.5%) 역시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변동성이 큰 항목들을 배제한 핵심 소매매출(컨트롤그룹)은 0.4% 늘어났다. 이 수치는 GDP 산정에 직접 반영되는 지표로서, 음식서비스·자동차·건설자재·연료판매를 제외한 순수 상품 거래량을 나타낸다. 차량을 제외한 전체 매출은 0.7%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 0.4%를 웃돌았다.

미국 유통업계 실적은 관세 정책 충격 우려로 4-5월 연속 하락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6월 이후 회복 모멘텀을 유지하며 소비 부문의 탄력성을 입증하고 있다. 소비 지출이 미국 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만큼, 이번 지표는 경기 전반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임금 상승세 둔화와 고용시장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지출 의욕이 지속되는 배경에는 여전히 물가 상승률을 넘어서는 임금 인상과 주식시장 호황으로 인한 자산효과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소득층의 경우 증시 상승 혜택을 직접 누리며 소비 여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소비 동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Fed는 16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해 17일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최근 노동시장 둔화 신호에 따라 현행 연 4.25-4.5% 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발표 직후 미국 증시 선물은 상승세를 보였으며 국채 수익률도 동반 오름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견고한 소비 지표가 경기 침체 우려를 완화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면서도, 급격한 금리 인하 필요성은 줄어들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