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미상 대상 휩쓴 '소년의 시간'과 '더 피트'…15세 소년배우 최연소 수상 기록

2025.09.15
美 에미상 대상 휩쓴 소년의 시간과 더 피트…15세 소년배우 최연소 수상 기록

미국 텔레비전계 최고 영예로 꼽히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HBO맥스 의료드라마 '더 피트'와 넷플릭스 영국 시리즈 '소년의 시간'이 각각 주요 부문 대상을 차지하며 화제를 모았다. 1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피콕극장에서 개최된 제77회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드라마 시리즈 부문 최우수작품상은 '더 피트'의 차지가 되었다.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 대형병원 응급실을 무대로 한 '더 피트'는 응급의료진 로비 교수의 15시간 근무 시간을 시간대별로 세밀하게 그려낸 15부작으로, 의료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작품은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추가로 수상하며 총 5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획득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예상치 못한 인기를 끈 저예산 의료 시리즈가 큰 영예를 안았다"며 작품의 성공을 조명했다.

미니시리즈 및 TV영화 부문에서는 영국 제작 '소년의 시간'이 압도적인 성과를 거뒀다. 동급생 살인 혐의로 기소된 13세 아이의 이야기를 다룬 이 4부작은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연출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까지 6개 트로피를 수집하며 해당 부문을 거의 독점했다. 크리에이티브 아츠 부문까지 합하면 총 8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특히 주인공 밀러 역을 맡아 남우조연상을 획득한 영국 출신 오언 쿠퍼(15세)는 에미상 사상 가장 어린 남성 연기상 수상자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쿠퍼는 수상 소감에서 "몇 해 전 연기 수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미국 땅을, 특히 이런 자리에 서게 될 거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며 감격을 표했다. 그는 "집중하고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도전한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오늘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코미디 부문 최우수작품상은 미국 영화산업을 재치있게 비꼬은 '더 스튜디오'에게 돌아갔다. 이 작품은 크리에이티브 아츠 분야 9개 상을 포함하여 총 13관왕을 달성하며 코미디 부문 단일 시즌 최다 수상 신기록을 수립했다. 연출과 제작, 각본을 담당하고 직접 출연까지 한 세스 로건은 4개 부문에서 상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

CJ ENM 산하 피프스시즌이 제작한 애플TV+ '세브란스: 단절' 시즌2는 총 27개 부문 후보 지명으로 역대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을 작성했으나, 작품상 수상은 '더 피트'에 아쉽게 내주며 8개 부문 수상에 그쳤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한국 작품이 후보에 오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블랙핑크 멤버 겸 배우 리사가 HBO 코미디드라마 '화이트 로터스' 시즌3 출연진으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