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기업 간 '무질서한 가격경쟁' 정비 강조…8월 지표 부진에도 질적 성장 고수

2025.09.15
시진핑, 기업 간 무질서한 가격경쟁 정비 강조…8월 지표 부진에도 질적 성장 고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업들 간의 과도한 가격 경쟁을 비판하며 이를 바로잡겠다는 입장을 재차 분명히 했다. 중국의 8월 주요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하며 경기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고품질 발전'을 위한 기존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 국영 신화통신은 15일 시 주석이 16일 출간될 공산당 기관지 '추스(求是)'에 '전국 통일시장 건설 심화'라는 제목의 기고글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이 글에서 시 주석은 "뿌리 깊은 문제들을 과감하게 해결해나가야 한다"며 "기업들의 가격 덤핑과 질서 없는 경쟁이라는 혼란 상황을 적극 정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파괴적인 경쟁을 뜻하는 유행어 '내권(內卷)'을 직접 거론하며 "타격을 받은 영역들은 법령에 근거해 실효성 있게 관리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내권은 내부적 과도한 경쟁으로 모두가 피해를 보는 현상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시 주석은 이어 "업계 단체들의 자체 규제 기능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해 기업들이 제품 품질을 개선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구식 생산설비는 단계적 퇴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누차 문제로 지적해온 전기자동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의 분야에서 벌어지는 극심한 가격 경쟁과 그로 인한 수익성 하락 문제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 주석은 또한 "내수와 수출의 융합 발전 촉진에 집중해야 한다"며 수출품의 내수 전환 채널 최적화를 지시했다. 아울러 "국내외 기준의 통일성을 제고하고 우량한 내외무역 기업들을 배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공공조달과 입찰과정의 불법행위, 지방정부의 투자유치 비리행위를 시정하고, 법제도의 허점을 보완해 시장통합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재정·조세·회계·신용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중국 국가통계국이 이날 공개한 8월 경제지표들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같은 달 대비 5.2%를 기록해 로이터 예측치 5.7%와 블룸버그 전망치 5.6%에 못 미쳤다. 이는 전년 8월 4.5%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매판매 증가율도 전년비 3.4%에 그쳐 예상치 3.8%를 하회했으며, 작년 11월 3.0%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올해 1~8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0.5% 상승에 머물러 2020년 이후 최저 증가율을 나타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의 과잉생산 억제 정책이 투자와 소비 위축을 초래했다며 관련 정책이 부분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황즈춘 연구원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지표 악화로 향후 수개월 내 정부의 과잉생산 규제정책이 완화될 수 있다"면서도 "그것만으로는 상황 반전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