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세자빈 바라보며 미소짓는 트럼프, 윈저성 만찬 장면 화제

2025.09.19
영국 왕세자빈 바라보며 미소짓는 트럼프, 윈저성 만찬 장면 화제

지난 17일 밤 영국 윈저성 연회장에서 벌어진 국빈 만찬의 한 장면이 각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을 바라보며 환한 웃음을 짓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영국 왕실에 대한 그의 경외심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찰스 3세 국왕이 주최한 이번 연회는 '성 조지홀'에서 총 160명의 고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47.3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테이블에는 금테 장식의 빨간색 의자들이 완벽한 배열을 이루며 놓여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이블 중앙부에서 국왕과 왕세자빈 사이의 자리에 배치되었다.

행사 중 촬영된 사진들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왕세자빈을 향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웃고 있고, 왕세자빈 역시 부드러운 미소로 화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왕세자빈이 즐거운 기분을 표현하려는 듯 밝은 모습을 보였고, 트럼프 대통령도 기쁜 표정으로 시선을 교환했다"고 묘사했다.

이러한 좌석 배치는 우연이 아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국빈 만찬의 자리 배정은 수일에서 수주간의 치밀한 계획 과정을 거친다. 공식적으로는 영국 외무부와 왕실이 주관하지만, 실제로는 영국 총리실과 미국 백악관의 강력한 영향력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가디언지는 보도했다.

만찬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참으로 평생 최대의 영광 중 하나"라고 표현하며 국왕과 영국에 대한 오랜 존경심을 드러냈다. 특히 작년 암 진단을 받았던 케이트 왕세자빈에게는 "찬란하고 건강하며 아름다운 모습을 뵙게 되어 기쁘다"는 찬사를 보냈다.

참석자들의 좌석 배치도 흥미로운 해석을 낳고 있다. 커밀라 왕비 옆에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자리했는데, 두 사람은 1990년대부터 깊은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베선트 장관은 과거 커밀라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공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 인물로 평가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티파니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와 인접한 자리에 배치되었다. 최근 관세 정책을 둘러싼 갈등설이 제기되었던 상황에서 이러한 배치는 쿡 CEO가 다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회복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루퍼트 머독 미디어 그룹 회장의 참석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문제 삼아 머독을 상대로 100억 달러 규모의 거액 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머독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비서실장과 나란히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