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젊은층 취업 사정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국가통계청이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6~24세 도시 지역 청년층(재학생 제외) 실업률이 18.9%를 기록해 전달 17.8%에서 1.1%포인트나 급상승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조사 방식을 개편한 뒤 통계를 재발표하기 시작한 2023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수치는 이전 최고점이었던 작년 8월 18.8%를 넘어선 것으로, 중국의 고용 시장 침체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 여름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220만 명의 대학 졸업생이 노동 시장에 진입하면서 구직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25~29세 연령대의 실업률 역시 전달 6.9%에서 7.2%로 0.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30~59세 중장년층 실업률은 3.9%로 전달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취업난이 특히 젊은 세대에 집중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목할 점은 중국이 2023년 6월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인 21.3%에 도달하자 갑작스럽게 관련 통계 공개를 중단했다가, 6개월 후 집계 기준을 수정해 발표를 재개했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기준에서는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을 조사 대상에서 배제했다. 당시 통계청은 학생들의 본분은 학업이지 아르바이트가 아니라며 기준 변경 이유를 설명했지만, 사회 불안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러한 청년 실업률 급등은 중국 경제 전반의 부진과 맞물려 있다. AFP 통신은 최근 발표된 중국의 각종 경제 지표들이 모두 부정적이라며, 중국 경제가 상당한 부담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의 소매 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3.4%로 전달 3.7%보다 둔화됐고, 로이터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3.9%에도 못 미쳤다. 공업 생산 증가율 역시 전년 대비 5.2%로 작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 역시 전망치 5.7%를 하회했다.
특히 고정자산 투자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누적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0.5%까지 추락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부동산 시장 또한 지속적인 침체 상태다. 주요 70개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5% 하락했으며,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 침체가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모기지 금리 인하와 도심 재개발 등 다양한 부양책을 내놓았음에도 뚜렷한 시장 반응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국가통계청은 고용 상황이 전체적으로 안정적이며 대졸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게 되면 실업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지만, 전반적인 경기 위축 분위기 속에서 실제 취업 기회 확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