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3사, 중국 AI업체 미니맥스에 "캐릭터 탈취" 저작권 소송 제기

2025.09.17
할리우드 3사, 중국 AI업체 미니맥스에 "캐릭터 탈취" 저작권 소송 제기

월트디즈니컴퍼니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등 미국 할리우드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중국의 인공지능 회사 미니맥스를 상대로 대규모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현지시간 16일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법원에 접수된 이번 소송은 미니맥스가 운영하는 AI 서비스들이 할리우드의 유명 캐릭터들을 허가 없이 활용하고 있다는 혐의를 담고 있다.

소송의 핵심은 미니맥스가 개발한 영상·이미지 생성 플랫폼 '하이루오 AI'와 대화형 챗봇 서비스 '토키'가 미국의 저작권법을 완전히 외면한 채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하이루오 AI는 사용자들에게 스파이더맨, 슈퍼맨, 다스 베이더, 슈렉, 버즈 라이트이어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대표적인 인물들을 소재로 한 콘텐츠 제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고 측이 특히 문제로 지적하는 부분은 미니맥스의 마케팅 전략이다. 이 회사는 자신들의 서비스를 '포켓 속 할리우드 스튜디오'라는 슬로건으로 홍보해왔는데, 할리우드 업계는 이를 두고 "도난당한 지적재산권을 바탕으로 사업을 구축하면서도 뻔뻔하게 내세우는 문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실제 서비스 이용 과정을 보면, 구독자가 "우주선에서 라이트세이버를 휘두르는 다스 베이더" 같은 구체적인 상황을 요청하면, AI 시스템이 이를 바탕으로 고화질의 이미지나 동영상을 생성해 제공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콘텐츠에는 미니맥스나 하이루오의 워터마크가 새겨져 사용자가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할리우드 3사는 미니맥스 측에 여러 차례에 걸쳐 자사 캐릭터의 무단 사용 중단을 요구했지만, 충분한 답변을 받지 못했으며 침해 행위도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법원에 저작권 보호 자료의 무단 이용을 영구적으로 금지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침해로 인한 수익 반환과 함께 작품당 최대 15만 달러의 손해 배상도 청구했다.

이번 분쟁은 생성형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불거지고 있는 지적재산권 보호 이슈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많은 AI 개발업체들이 현존 인물이나 저작권 보호 대상 캐릭터의 생성을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미니맥스는 이러한 안전장치 없이 서비스를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AI 업체 대상 법정 투쟁은 이번이 첫 사례가 아니다. 디즈니와 유니버설은 이미 지난 6월 미국 AI 기업 미드저니를 상대로 유사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워너브러더스 역시 이달 초 미드저니에 대한 별도 소송에 나선 상태다. 이는 AI 기술 발전에 따른 창작물 보호와 기술 혁신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한 업계 차원의 노력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