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유엔대사에 개인변호사 기용…외교 참사의 신호탄"

2025.09.14
나경원 "유엔대사에 개인변호사 기용…외교 참사의 신호탄"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14일 이재명 대통령의 유엔 주재 한국대사 인선을 강력히 비난하며 임명 취소를 요구했다. 나 의원은 이 대통령이 과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자신을 변호했던 차지훈 변호사를 유엔대사로 임명한 것에 대해 "외교 역량이 전무한 '개인 변호인'을 국제사회에 파견하려는 구상 자체가 국가이익을 내다 팔아 개인적 채무를 청산하려는 의도"라고 규탄했다.

나 의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가 운명이 달린 핵심 직책을 대통령 개인의 '생명의 은인'에게 헌납하는 것은 국가 위상의 실추이자 외교 붕괴의 도화선"이라며 격렬히 반발했다. 그는 "1990년 이래 최초로 직업외교관이 아닌 인물을 유엔대사로 파견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가 연말까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지구촌 평화를 담당해야 하는 결정적 순간에 이 대통령은 국가이익 대신 사적 보답을 선택했다"고 맹비난했다.

유엔대사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나 의원은 "장관급 대우를 받는 국가 중책으로서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평화, 우크라이나 사태, 중동 분쟁, 미중 대립 등 지구촌 쟁점들을 직접 담당하는 위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연 이러한 인사가 유엔 내 다양한 회의에서 우리나라 견해를 대변하고, 북한 외교관과 직접 대결하며, 국제협상 현장에서 국익을 지켜낼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나 의원은 차 변호사의 외교 경력 부재를 지적하며 "다자간 외교는 물론 실무 외교 경험이 전혀 없다고 알려져 있어 사실상 대유엔 외교를 포기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대사 지위가 사적 변호사의 보상품으로 전락할 수는 없다"며 "이번 임명을 당장 취소하고, 해당 인물도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들이 잇달아 정부 고위직에 기용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나 의원은 "실력이나 검증 과정 없이 '대통령과의 인맥'이라는 단 하나의 조건으로 국가 핵심 보직들이 장악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이재명 동창 공화국'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외교를 개인 소유물로 만들고 권력을 동창회 정치로 좌우하는 대통령의 인사 남발은 국익 훼손의 또 다른 표현"이라며 "즉시 중단하지 않으면 한국 외교가 국제사회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