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원 "파주 모의탄 폭발, 저장수명 7년 경과한 명백한 인재"

2025.09.16
유용원 "파주 모의탄 폭발, 저장수명 7년 경과한 명백한 인재"

경기 파주 포병부대에서 발생한 모의탄 폭발사고가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라는 국정감사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정감사 자료를 공개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파주 적성면 육군 포병부대에서 K9 자주포 비사격훈련 도중 폭음효과 묘사탄이 예상치 못하게 대량 폭발해 참가 장병 10명이 화상을 당한 이번 사고는 우발적 사건이 아니었다. 해당 훈련탄은 2015년 공급받은 것으로 정해진 보관기한 3년을 무려 7년간 넘긴 상태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더욱 심각한 것은 동일한 유형의 사고가 과거 4차례나 반복되었다는 점이다. 2021년 8월 강원 철원 최전방 사단 포병부대에서 과학화전투훈련단 훈련 중 정전기로 인한 폭발로 1명 부상,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105mm 견인포 묘사기 삽입과정 중 또다시 폭발해 1명이 손가락 화상을 입었다. 2022년 8월에는 포대전술훈련에서 54발 중 46발이 작동하지 않았고 이 중 2발이 갑작스럽게 폭발해 2명이 얼굴과 손에 상처를 입었다. 올해 2월에도 129발 중 46발이 작동 불량을 일으켰다.

주목할 점은 이들 사고가 특정 지역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1·2·4번째는 모두 철원 모 사단 예하 포병부대에서, 3·5번째는 1군단 포병여단 예하 부대에서 벌어졌다. 유 의원은 "동일한 부대에서 같은 형태의 사고가 되풀이됐음에도 군 지휘부가 이를 가벼게 여긴 것 아니냐"며 "집단적 안전 불감증에 빠져있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질책했다.

각 사고 후 작성된 내부 보고서들에는 공통적으로 '취급 시 세심한 주의', '안전 기능이 강화된 새로운 모의탄 개발 필요성'이 강조되었으나 국방부와 군 당국은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이 유 의원의 설명이다.

특히 훈련용이라 해도 온도·습기·정전기에 극도로 예민한 화약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엄격한 보관기한 준수가 필수적임에도 7년이나 경과한 탄약을 계속 사용한 것은 명백한 관리 실패라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는 "보관기한이 지나도 점검을 거쳐 이상이 없으면 사용 가능하다"고 해명하지만 유 의원은 "미량의 수분이나 작은 정전기로도 폭발할 수 있는 민감한 장비에 대한 적절한 검사와 폐기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었는지 의문스럽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유 의원은 ▲전체 모의탄에 대한 즉시 전수점검 ▲보관기한 초과 탄약의 저항 측정을 통한 이상 여부 확인 ▲의심스러운 경우 전량 수거·처분 ▲연습용 수류탄·지뢰·폭약 등 유사 교육장비에 대한 동일 점검 ▲안전 수칙과 사용 지침서 전면 개편 ▲안전성 확보된 신형 모의탄 개발 착수 등을 제시했다.

유 의원은 "반복되는 경고 신호를 방치한 군의 업무 태만과 안이한 대응이 만든 인재"라며 "보관기한을 한참 넘긴 모의탄이 폐기되지 않고, 안전 수칙이 일선 부대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우리 군인들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됐다"고 비판했다. 현재 부상당한 장병들은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이 중 2명은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