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대화에서 글로벌 무대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지속하면서도 중국과의 유대관계 역시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대담은 취임 100일을 기념하여 지난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실시됐으며, 현지시간 18일 공개됐다.
이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적 가치와 시장경제 체제는 한미동맹을 토대로 하고 있다"면서도 "중국과의 지리적 근접성과 역사적 연관성, 경제적 결속, 민간 교류 등으로 인해 중국과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적정한 선에서 관계를 정립해야 하며 서구 세계가 이러한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미국과 동행하되 중국을 자극하지 않도록 한중관계를 적절히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이러한 균형을 잃을 경우 양대 세력 간 충돌의 전면에 놓일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우리나라가 강대국들을 연결하는 '다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진행 중인 대미 통상협상에 대해서는 "최근 미국과의 통상 논의에서 미측의 요구사항들이 지나치게 가혹했다"며 "만약 그 조건들을 수락했다면 탄핵 사태에 직면했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 측 협상진에게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안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미군기지 소유권 문제에 대해서는 "농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미군은 현재도 기지와 토지를 무상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실제로 소유하게 되면 재산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이를 면제해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취임 이후 최대 성과로는 국내 정치 환경의 안정화를 꼽았다. 이 대통령은 "하지만 한국이 매우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이러한 난제들을 풀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를 재성장 궤도에 진입시키고 국민들에게 더 풍부한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 현실에 대해서는 "한국의 현 정치 여건은 갈등과 분열이 일상화되어, 내가 숨쉬는 것조차 일각에서는 비판의 대상이 될 정도"라며 "이런 풍토를 개선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자 책무"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관계 진전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천거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이 사안에 대해 실질적 진전이 이뤄진다면, 그 영예를 받을 만한 다른 후보는 없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많은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강렬한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이 기억할 업적을 남기고 싶어한다는 공통분모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실패자로 기록되는 결말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는 예상보다 더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