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금통위 의사록 공개..."위원 5명, 부동산시장·가계부채 안정성 우려"

2025.09.16
8월 금통위 의사록 공개..."위원 5명, 부동산시장·가계부채 안정성 우려"

한국은행이 16일 공개한 8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한 배경에는 수도권 부동산시장과 가계대출 안정성에 대한 깊은 우려가 자리잡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총재를 제외한 6명 위원 중 5명이 금리 유지를 지지했으며, 신성환 위원만이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금리 동결을 지지한 위원들은 정부의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 이후 주택시장 과열 양상이 다소 진정되고 대출 증가 폭이 축소됐음을 인정하면서도, 서울 선호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한 위원은 "금융여건 완화 기대와 주택공급 부족 우려 등으로 수도권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여전하며, 과거 대책 발표 이후와 비교해 높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금융불균형의 추세적 안정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위원 역시 "현 시점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심리를 자극할 우려가 크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도 금리 동결 요인으로 작용했다. 위원들은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가 자본유출을 통해 외환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했으며, 원달러 환율이 1300원 후반대 높은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내외금리차 확대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기 측면에서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민간소비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위원들은 추가경정예산 효과와 소비쿠폰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지켜본 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반면 신성환 위원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해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된 점을 고려할 때, 상승 모멘텀이 7월 대비 상당히 약화된 현재 시점에서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올해 예정된 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PF 정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불안정과 경제 하방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의 관세협상 과정에서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펀드의 실제 실행 시 환율에 상방압력이 가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신 위원은 "대미 투자펀드로 인한 외환시장 불안정성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관련 대책을 미국과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향후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위원이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의 추세적 안정성 확인, 대외 여건 변화, 미국 연준의 정책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추가 인하의 시기와 속도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가격상승 기대감과 상승률, 거래량이 기조적으로 낮아지고 상당 기간 지속되는지를 핵심 판단 기준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