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이태원 자택 228억에 매각…84년생 강나연 회장이 현금 매입

2025.09.16
이건희 회장 이태원 자택 228억에 매각…84년생 강나연 회장이 현금 매입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서울 용산구 이태원 단독주택이 에너지·철강 무역업체 태화홀딩스를 운영하는 강나연 회장에게 228억원에 매각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매입자인 강 회장은 1984년생으로, 2014년생 자녀와 함께 공동명의로 해당 부동산을 취득했다.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 6월 13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12일 잔금 결제를 통해 소유권 이전 절차를 완료했다. 소유 지분은 강 회장이 85%(900분의 765), 미성년 자녀가 15%(900분의 135)로 배분됐다. 근저당권 설정 내역이 없는 점으로 미뤄 매매대금 전액이 현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분석된다.

거래된 주택은 대지 1073㎡(약 325평), 연면적 496㎡(약 150평) 규모의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로, 이태원 언덕길에 위치한 이른바 '삼성가족타운' 인근에 자리잡고 있다. 인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거주지와 리움미술관이 위치해 있다.

해당 부동산은 故 이건희 회장이 2010년 범삼성 계열의 새한미디어로부터 82억8천만원에 구입한 것으로, 2020년 별세 이후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과 자녀 3남매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공동 상속받았다. 이들은 2021년 지분 정리를 마친 후 금년 초부터 처분 작업에 나섰다.

이번 거래 가격은 2010년 취득가 대비 약 145억원 상승한 수준으로, 평당 약 7천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당초 매입 시 평당 2500만원과 비교해 175% 오른 금액이다.

강나연 회장이 운영하는 태화홀딩스는 2013년 창립된 글로벌 원자재 무역회사로, 러시아·인도네시아·호주 등지에서 석탄, 펫콕, 합금철 등을 수입해 아시아 시장에 유통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대제철, 포스코 등 주요 철강업체들이 주요 거래처이며, 최근에는 투자·헬스케어·F&B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회사의 연간 매출 규모는 2022년 2733억원, 2023년 3376억원, 2024년 4055억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강 회장은 영어·프랑스어·러시아어에 능통해 해외 비즈니스를 직접 진행하며, 청소년 장학금 지원, 의료복지 기부, 재해복구 지원 등 사회환원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과거 인천시의 F1 그랑프리 유치 사업에도 참여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 일가의 이번 부동산 매각이 26조원 규모 유산 상속에 따른 12조원의 상속세를 연부연납으로 납부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 일가는 작년 10월에도 故 이건희 회장이 보유했던 다른 이태원 단독주택을 처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