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캉드쉬 렉쳐' 연단에 서는 이창용 총재…한은 수장 사상 첫 초청

2025.09.16
IMF 캉드쉬 렉쳐 연단에 서는 이창용 총재…한은 수장 사상 첫 초청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을 찾아 구제금융 합의서에 서명했던 미셸 캉드쉬 전 IMF 총재. 당시 우리 국민들에게는 '저승사자'로 불렸던 그의 이름을 딴 강연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은 총재로는 역사상 처음으로 초청받았다.

한국은행은 16일 이 총재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되는 '미셸 캉드쉬 중앙은행 렉쳐'에 연사로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IMF가 각국 중앙은행과의 협력 증진과 글로벌 통화정책 현안을 심층 토론하기 위해 매년 열고 있는 최상위급 연례 이벤트다.

이 총재는 '한국의 통합정책체계(IPF) 스토리: 실효하한금리(ELB) 시대에의 도전과 대응'이라는 제목으로 약 30분간 발표한 후,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30분간 대화를 나눌 계획이다. 이번 강연 주제인 통합적 정책체계는 이 총재가 IMF 근무 시절 제시했던 개념으로, 물가안정 목표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신흥국에서 환율과 가계부채, 자산가격 등을 함께 고려한 정책 운용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캉드쉬 렉쳐는 1987년부터 2000년까지 13년간 IMF를 이끌었던 미셸 캉드쉬 전 총재를 기리기 위해 2014년 시작됐다. 첫 강연자였던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을 시작으로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 총재, 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현 ECB 총재 등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연단에 올랐다.

특히 이 총재는 2022년 잭슨홀 심포지엄, 올해 ECB 신트라포럼에 이어 이번 캉드쉬 렉쳐까지 참여하게 되면서 글로벌 중앙은행계의 3대 핵심 행사를 모두 경험한 극소수 인물 중 한 명으로 기록되게 됐다. 이 같은 성과를 달성한 인물은 마리오 드라기 전 ECB 총재, 마크 카니 전 영란은행 총재(현 캐나다 총리), 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등 단 4명에 불과하다.

한은 관계자는 "신흥국 중앙은행 총재가 이 세 행사 모두에 초청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글로벌 중앙은행 무대에서 한국은행의 지위가 더욱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번 강연은 한국시간 18일 오후 11시 50분부터 시작되며 IMF 웹사이트와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 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