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16일 장중 3440대를 넘나들며 연속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82포인트(0.41%) 오른 3421.13에 개장한 뒤 상승 폭을 확대하며 한때 3448까지 치솟았다. 전날 기록한 역대 최고점(3407.31)을 하루 만에 다시 갈아치우며 5영업일 연속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동시에 11영업일째 계속되는 상승 랠리이기도 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해외 투자자들이 8000억원 가까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9000억원 규모로 순매도하며 수익실현에 나섰고, 기관투자자들도 1300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이는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개인보다는 외국인이 증시 상승을 이끄는 구조가 형성됐다.
전날 밤 뉴욕 증시에서 주요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한 것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5883.45(0.11% 상승), S&P500지수는 6615.28(0.47% 상승), 나스닥지수는 22348.75(0.94%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S&P500과 나스닥은 종가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
미국 기술주 중심의 상승 흐름이 국내 반도체 대형주로 이어지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SK하이닉스는 한때 6% 넘게 급등하며 35만원을 돌파해 '35만닉스' 시대를 열었고, 삼성전자도 2%대 상승하며 7만8000원대에서 거래됐다. 알파벳이 시가총액 3조달러를 달성하고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1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등 글로벌 기술주 호재가 연달아 터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기계장비업이 2% 넘게 오르며 강세를 보였고, 건설업과 전기전자업도 1%대 상승했다. 금속업과 화학업은 소폭 올랐다. 반대로 제약업과 증권업, 의료정밀기기업은 하락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의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50억원 유지 발표가 투자 심리 개선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당초 10억원으로 강화될 것으로 우려됐던 기준이 현행 50억원을 유지하게 되면서 증시 부양에 대한 정책적 의지가 확인됐다는 해석이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낙관적 전망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간 관세 및 틱톡 관련 논의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무역 갈등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코스닥지수는 854.40(0.20% 상승)에 개장했으나 이후 하락세로 전환해 852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500억원, 100억원가량 순매도했고 개인만 1700억원 순매수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원 내린 1386.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금값은 g당 16만원대 후반까지 오르며 17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