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리보다 비싸진 쏘나타"…현대차, 관세 역전 속 뉴욕 인베스터데이 주목

2025.09.16
"캠리보다 비싸진 쏘나타"…현대차, 관세 역전 속 뉴욕 인베스터데이 주목

미국이 16일부터 일본 자동차 수입 관세를 15%로 인하하면서 한국산 자동차와의 가격 구도가 완전히 뒤바뀌게 됐다. 한국산 차량에는 여전히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어, 그동안 유지해온 가격 우위가 사라지는 상황이다.

이번 조치로 미국 내 주요 경쟁 차종 간 가격 순위가 바뀔 전망이다.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미국 권장소비자가격은 2만9050달러로 토요타 캠리(2만9000달러)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일본차 관세 인하가 적용되면 캠리가 약 1000달러 저렴해진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토요타 코롤라 하이브리드 간에도 유사한 역전 현상이 불가피하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 미치는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2021년 9만여 대에서 2023년 22만여 대로 급증했고, 올해도 큰 폭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관세 격차로 인한 가격 열세가 이런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압박이 심각하다. 증권업계 추정에 따르면 현재 관세 수준이 지속될 경우 현대차는 월 4000억원, 기아는 3000억원 규모의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 이미 올해 2분기에만 두 회사 합계 1조600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를 경험한 바 있다.

부품 조달 구조를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어렵다. 2025년형 쏘나타 하이브리드 주요 부품의 90%가 한국산으로, 25% 관세 적용 시 차량당 부품 원가가 최대 1만9608달러까지 상승한다. 원가율도 기존 50-60%에서 67%로 치솟아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현대차가 18일 뉴욕에서 개최하는 'CEO 인베스터 데이'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호세 무뇨스 사장의 첫 해외 주관 행사로, 관세 문제에 대한 대응 전략과 미국 현지 투자 계획 등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하이브리드 생산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생산 비중 확대를 통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이다. 현재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생산 비중은 43.5%로 토요타(57%)보다 낮은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한미 관세 협상이 연내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차 관세 인하가 합의부터 발효까지 56일이 소요된 점을 감안할 때, 9월 말 협정이 체결돼도 올해 안에 관세 인하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현대차·기아의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와 현지 투자 강화를 바탕으로 2028년까지 주당순이익이 연평균 1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신뢰도 개선과 시장 점유율 확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