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케데헌' 효과에 편의점들 '통김밥' 경쟁…해외 결제 급증세

2025.09.15
넷플릭스 케데헌 효과에 편의점들 통김밥 경쟁…해외 결제 급증세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세계적 흥행이 국내 편의점업계에 특별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작품 속 주인공들이 김밥을 통째로 먹는 장면이 화제가 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K푸드 구매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BGF리테일 운영 편의점 CU의 집계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방영 후 7~8월 두 달간 해외 결제수단 이용 건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5% 폭증했다. 이 중에서도 김밥 판매액은 231% 증가해 전체 김밥 매출 증가율 29%를 크게 웃돌았다. 상온즉석식품 143%, 라면 99%, 스낵류 53% 등 K푸드 전반의 매출 신장이 두드러졌다.

공항과 호텔, 주요 관광지 인근 30개 매장 분석 결과, 소불고기와 참치마요 김밥이 외국인들 사이에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치즈불닭, 비빔불고기, 불제육 등 매운맛 제품들도 상위권에 올랐다. 한강라면이나 편의점 치킨 같은 즉석조리 음식도 K문화 체험 욕구에 힘입어 인기를 끌었다.

이런 수요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해 CU는 '케이-통 소불고기 김밥'을 새롭게 선보였다. 작품에서 헌트릭스 멤버 루미가 김밥 한 줄을 양손으로 잡고 통째로 먹는 모습이 '김밥 한입 챌린지'와 각종 밈 문화로 확산되자 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개발한 상품이다. 포장지에는 'No-cut beef bulgogi kimbap' 문구를 추가해 외국인 고객의 이해를 도왔다.

경쟁사인 GS25도 케데헌 협업 상품 출시에 나섰다. 지난 10일 사전예약을 통해 참치마요&전주비빔 반반김밥, 전주비빔&제육 주먹밥, 모둠분식세트 등을 17일부터 순차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하루 예약 주문만으로 약 4000만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농심도 케데헌 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주인공 캐릭터가 새겨진 신라면 컵라면 한정판 1000세트가 1분40초 만에 매진되는 등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농심 주가는 지난 12일 52주 최고가인 57만9000원을 기록했고, 농심홀딩스도 30% 급등하며 상한가를 달성했다.

업계는 케데헌이 단순한 애니메이션 흥행을 넘어 음식문화 전반에 걸친 소비 확산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명동역점과 인천공항 등 외국인 방문이 많은 매장에는 주인공 캐릭터 등신대와 K푸드 전용 진열대를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7월 방한 외국인은 작년보다 23.1% 늘어난 173만 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