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 관광지 외국인 지출액 작년 대비 42.3% 급등, 1조원 돌파

2025.09.15
해안가 관광지 외국인 지출액 작년 대비 42.3% 급등, 1조원 돌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15일 공개한 신용카드 매출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해안가 지역에서의 해외 관광객 지출 규모가 1조258억원을 기록해 2023년 7207억원 대비 42.3%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외국인 관광 지출액 8조7592억원의 11.7%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외국인 입국자 증가세(48.4%)와 유사한 성장률을 보여 관광객 증가가 실질적인 소비 확대로 직결됐음을 시사한다.

최일선 박사팀의 해양관광·문화연구실이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해외 방문객들의 소비 패턴이 내국인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비록 내국인의 해안가 관광 지출 총액이 38조9208억원으로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지만, 외국인의 건당 평균 결제액은 8만8739원으로 내국인의 2만2719원보다 무려 3.9배나 높았다. 특히 해외 관광객들은 숙박업소에 전체 소비의 51.5%인 5286억원을 지출해 음식점이나 쇼핑 위주의 내국인 소비성향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시기적으로는 가을철(30.5%)과 여름철(30.0%)에 해외 관광객의 해양관광 소비가 몰렸으며, 겨울철은 17.1%에 그쳐 성수기 집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국적별로는 싱가포르(19.0%), 미국(16.3%), 대만(14.3%) 순의 지출 비중을 보였는데, 특히 대만은 전년 대비 106.3%, 일본은 229.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몽골의 경우 812.7%라는 폭발적 성장으로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며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부산(42.1%)과 제주(24.7%)가 해외 관광객 해양관광 소비의 쌍두마차 역할을 했다. 인천의 경우 781억원에서 1871억원으로 139.6% 증가하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강원·충남·전북 등은 여전히 낮은 소비 규모로 지역 간 격차가 심화됐다.

흥미로운 것은 지역별 소비 구조의 변화다. 인천 해안가는 숙박업 비중이 전년 68.7%에서 83.1%로 치솟으며 외국인 체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부산 해안가는 숙박 비중이 46.3%에서 38.1%로 감소한 대신 소매·유통 부문이 38.3%에서 45.3%로 늘어나 쇼핑 명소로서의 정체성이 강화됐다. 제주 해안가는 서귀포의 숙박 중심(67.9%)과 제주시의 소매·유통 중심(48.2%)으로 이원화된 양상을 띠었다.

조정희 KMI 원장은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국내 해양관광시장의 전년도 대비 체계적 계량 분석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한 의의를 갖는다"며 "앞으로 각국 및 계절별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해양관광 전략 수립과 한류 문화와 결합된 체류형 콘텐츠 확산을 통해 해안가 지역을 글로벌 수준의 해양관광 허브로 육성하는 데 정책 지원과 연구 자원을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