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추신경계 치료제 전문기업 명인제약이 기관 대상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희망 범위 최상단인 5만8000원으로 결정했다고 17일 발표했다. 강화된 의무보유확약 제도 하에서 진행되는 첫 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성공적인 흥행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이번 수요조사에는 해외 투자기관을 포함해 총 2028개소가 참가했으며, 신청 물량은 9억1434만여 주에 달했다. 이로 인해 단순 경합률은 488.95 대 1을 기록했다. 참여 기관들의 99.99%가 희망 공모 범위 상한선인 5만8000원 이상에서 주문을 제시해 회사 가치에 대한 시장의 높은 신뢰를 입증했다.
공모 자금 규모는 1972억원으로 집계되며, 증시 데뷔 후 예상 시총은 약 846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의무보유약정 참여율이 69.6%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 증시 입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제도 강화 상황에서도 기관들의 두터운 지지를 받았음을 보여준다.
상장 대표주관을 맡은 KB증권 측은 명인제약이 국내 CNS 분야 선도기업이라는 점과 함께 무부채 운영, 높은 수익성을 토대로 한 지속적 안정성이 투자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임직원 대상 우리사주 사전 조사에서도 적극적인 참여 의사가 확인돼 내외부의 성장 기대감이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달된 자금은 CNS 신약 '에베나마이드' 개발을 위한 연구비와 발안2공장, 팔탄1공장의 생산 시설 확충에 투입될 계획이다. 특히 발안2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 펠렛 전용 제조 시설로 구축돼 향후 글로벌 CDMO 사업 진출의 발판 역할을 하게 된다.
'이가탄', '메이킨' 등으로 대중에게 친숙한 명인제약은 실제로는 파킨슨병, 우울증, 조현병 치료제 등 200여 종의 전문의약품을 보유한 CNS 특화 기업이다. 작년 연결 기준 매출 2694억원, 영업이익 928억원을 기록했다.
이행명 대표이사는 "수요예측에 참여해 주신 투자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유가증권시장 진입을 발판으로 국내 1위 CNS 전문 제약사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명인제약은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일반 투자자 청약을 실시한 뒤 10월 1일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창업 40년을 맞은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76세인 창업주 이행명 회장의 2세 경영권 승계 작업도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지배구조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