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결정에 모든 시선이 집중된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가 16~17일 개최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기준금리 조정을 단행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 도구에 따르면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에 가깝게 평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0.5%포인트 대폭 인하 시나리오까지 제기되고 있어 관련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이 실제로 금리를 낮추게 되면 작년 12월 이후 약 9개월 만의 통화 완화 정책 전환이 된다.
이러한 금리 인하 기대감의 배경에는 미국 내 고용시장 급속한 냉각과 상대적으로 안정된 물가 상황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2만2000개 증가에 그쳐 전문가 예측치인 7만5000개를 크게 밑돌았다. 반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으로 시장 예상치와 부합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소 완화시켰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 경기 둔화 압력이 심화된 만큼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1월까지 네 차례 연속 인하를, 바클레이즈는 올해 남은 모든 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씩 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 외에도 이번주에는 캐나다, 영국, 일본 등 주요7개국 중 4개국의 통화당국이 정책금리를 결정한다. 블룸버그는 전세계 경제 규모의 5분의2에 해당하는 국가들의 금리가 이번주 내에 확정된다고 보도했다. 캐나다는 현재 2.75%에서 2.5%로 인하할 것으로, 영국과 일본은 각각 4%와 0.5% 수준에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는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금융 여건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역대 최고 수준인 한미 기준금리 격차 2%포인트가 축소되면서 한국은행의 정책 운용 여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국내 부동산시장 동향이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서울 지역 주택가격 상승세와 추가 상승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과거 금리 인하로 공급된 유동성이 주로 집값 상승에 기여했고 소비나 투자 진작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우려 요인으로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물가 상승과 고용시장 둔화라는 이중고로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러한 경제 상황이 작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직면했던 것과 유사하다며, 2026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의회 다수당 지위 유지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15일 추석을 앞두고 민생안정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요 성수품의 대규모 공급과 소상공인 자금 지원 등을 통해 명절 장바구니 부담을 덜고 지방 소비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